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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2680720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11-05-16
책 소개
목차
글쓴이의 말
그리고, 꾸민이의 말
그림 속에서 나온 친구
공주의 소원
두두리 들판
하늘로 날아간 복숭아나무
반달성 담장을 넘어
귀신이냐, 사람이냐?
두두검의 주인
짐은 공평하다
엉킨 매듭
풀리는 수수께끼
넋을 위한 노래
다시 찾은 사람들
하룻밤에 놓은 돌다리
은빛 여우를 잡아라
분노의 불길
마지막 진혼가
리뷰
책속에서
소나무가 빙 둘러선 벼랑 아래 쓰레기터에는 온갖 음식물 쓰레기들이 쌓여 있었다.
‘귀족들은 먹을 게 남아돌아 멀쩡한 음식도 버린다고 하는데, 우리 평민들은 풀뿌리에 나무껍질을 벗겨 먹으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소. 아시오?’
두억시니의 목소리가 귓전에 울리는 것 같았다. 고깃덩어리며 생선 등이 거의 그대로 버려져 작은 산을 이루고 있는 걸 보니, 딱히 배고픔을 겪어 본 적이 없는 부리도 속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 굶어 죽어 가는 백성들이 저걸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부리는 생전 처음으로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니다 부리야. 너는 산 자와 죽은 자들의 세계를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는 능력을 타고 난 아이다. 네가 지닌 두두검은 신과 사람을 이어주는 영력을 지닌 사슴뿔로 만들어졌지. 그것이 네게 있는 한, 너는 두 세계를 오가는 특별한 존재로 살 수 있을 게다. 네 안에는 아무도 가져 본 적이 없는 신비한 힘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라. 그것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힘이란다.”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고요?”
“부리야, 너도 두두리에 떠도는 영혼들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알 것이다. 그들은 이 나라 백성이나, 사람답게 살아 보지 못했고 죽어서도 안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너는 그들의 한을 풀어 줄 수 있는 힘을 지녔다. 그들의 힘이 되어 주거라. 이 나라 백성들이 하늘을 원망하고 눈물을 흘리는 일이 없도록, 아래위 구분 없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네가 가진 힘을 사용하거라.”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부리는 온갖 감정이 뒤얽힌 심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선왕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아버지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노래밖에 없었다. 마침내 부리의 입에서 노래가 흘러 나왔다.
하늘 구름 흰 눈 되어
온 땅을 덮었네.
긴 세월 잠 못 들고
뒤척이던 산과 들.
붉은 눈 부릅뜨고
함께 지샌 님의 넋.
황천荒川 지나 황천黃泉이
지척이건만
머나먼 길 돌고 돌아
오늘에야 닿았네.
고단한 다리 펴고 편히 쉬소서.
하얀 이불 포근히 덮어 드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