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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학이론
· ISBN : 9788963222257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5-03-25
책 소개
목차
1장 조용히 하세요 10
가르치려 들지 마라│여성 사회자│당신이 언제나 옳아
2장 여자는 이미 어디에나 있잖아 22
여성의 수가 적다는 건 사실이 아니야│내용이 중요하지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여성이라는 이유로 참여 기회를 얻는 것은 모욕적이야│그러면 성소수자 할당제, 외국인 할당제를 비롯해 별의별 할당제가 다 필요하겠네│남성에 버금가는 권위 있는 여성은 없어│여성들이 거부하잖아!│이런 주제를 연구하는 여성은 드물어│여성들은 그럴 만한 능력이 없어│여성 할당제를 지키는 것은 엄청난 시간 낭비야│주체는 전부 여자잖아!
3장 당신 이름이 뭐라고? 34
소녀들│Miss.혹은 Mrs.│여성 시장│여왕, 숙녀, 여인│한 여성│핑크│엄마
4장 엄마는 위대하다! 48
여성성│딸, 언니, 손녀, 이모, 할머니│요리하다. 바느질하다. 반죽하다
5장 남자들이 놀라잖아 60
진정해│네 말이 맞긴 한데, 맞는데, 말투가 틀렸어│다 이겨야 직성이 풀려?│그러다 결혼도 못 해
6장 여성의 가장 큰 적은 여성이야 72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군!│여성 연대라는 것 참!│그녀야말로 진정한 여자군요
7장 나는 남성 우월주의자가 아니에요 82
엄마들 탓이야│여자들이 더 해│남성들도 차별받아
8장 당신은 불알 달린 여자예요 94
외로이 명령하는 남자│실패를 모르는 남자│강한 남성│여전사│‘퓨마’
9장 내가 지금 설명할게 108
여자가 할 일이 아니야│뭘 기대해, 금발이잖아│여자가 배워서 어디다 써?│잘했어
10장 칭찬한 거야 118
‘차 안에서 보내는 플레이보이의 칭찬’│그냥 좀 웃어│무슨 말을 못 하겠네│차라리 주목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건 그냥 말일 뿐이잖아 132
감사의 말 134
책속에서
여성 사회자
남성 우월주의자가 도처에 잠재해 있는 문화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으로, 자신이 성차별주의자임을 인정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꽤나 좌익 성향이 강하다. 어떻게 하면 정치적 균형을
지키며 성차별주의자임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을까? 어렵지 않다. 페스티벌이나 라디오·TV 방송, 주제별 콘퍼런스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여성을 사회자로 캐스팅하는 것이다. 그녀는 매개자로서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데, 중앙에 앉아 무대를 이끄는 척하면서 남성 대화자에게 재치 있게 미리 합의한 질문을 한다. 남성이 무대를 독점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끼어들거나 반박해서는 안 된다. 매개자는 주최 측이 페미니스트들에게 “여성 출연자도 있잖아요.” 하고 반박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 남성의 발언을 잠자코 듣고만 있는 역할일지라도 상관없다.
6개월 동안 매일 아침 《라 레푸블리카》와 《코리에레 델라 세라》의 기사를 보며 여성이 쓴 글에는 빨간색, 남성이 쓴 글에는 검은색 동그라미를 친 다음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고 ‘#전부남자’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각 언론사 편집장들을 태그했다. 의도는 아주 단순했다. 여성이 어디에나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여성이 각 분야에 진출해 있다는 주장은 근거 없으며 수많은 클리셰를 낳는다. 성비가 균등할 것으로 예상했던 분야에서도 불균등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지적하면(압도적 차이가 나타나기도 함) 어김없이 이런 말을 듣는다.
“이제 장벽은 없어, 당신들은 이미 모든 분야에서 자리를 꿰차고 있잖아. 경찰도 될 수 있어 (정말이야), 그러니까 더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마.”
속뜻은 이렇다.
“여성 할당제 들먹이면서 짜증 나게 굴지 마. 당신들 할머니 말이 맞을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 싸움을 멈출 때야. 남녀가 평등한데 젠더 갈등이 웬 말이야.”
여기에 조롱과 협박 섞인 말투로 이렇게 덧붙이는 이도 있다.
“그렇게 따지다가는 결국 남성 할당제가 필요한 날이 오겠군.”
정말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