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아빠는 왜 우릴 떠났을까요?"
그 말을 내뱉자마자 엄마의 몸 전체에서 기운이 쑥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나도 알고 싶구나."
엄마가 내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었다. 그러고는 "그냥 모든 게 다 지긋지긋해졌겠지"라고 자포자기하듯 내뱉었다.
"뭐가 지긋지긋한데?"
엄마와 나 사이에 벽처럼 두꺼운 침묵이 흘렀다. 말할 수 없이 커다랗고 캄캄한 침묵이었다. 잠시 후, 나는 그동안 곪아 터지도록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질문을 입 밖으로 내뱉고야 말았다.
"…… 내가 지겨워졌대요?"
그러자 엄마가 내 볼에 손을 얹고 가만히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엄마의 눈빛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너 때문이 아니야, 절대로. 알겠니?"
엄마는 차 안으로 시선을 던졌다. 토비가 공처럼 몸을 둥글게 만 채 뒷좌석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
"가야겠다."
"어디로요?"
"나도 몰라. 그냥 다른 데로 가자."
엄마가 차 문을 열자 끼이익 하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메아리처럼 고요한 밤공기를 뒤흔들었다.
"벌써 이틀 밤이나 여기서 지냈으니까…… 더 있다간 경찰한테 쫓겨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