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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기타국가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63708980
· 쪽수 : 536쪽
책 소개
목차
1부
2부
3부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카미유는 정말로 작다. 상상해보라, 성인 남자의 키가 1미터 45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모습을. 그러니 그는 세상을 열세 살 소년의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이런 발육부진에는 모친의 책임이 크다. 모드 베르호벤, 저명한 화가. 그녀의 그림들은 열 곳이 넘는 국제 미술관의 카탈로그에 올라 있다. 대단한 예술가인 동시에 담배 연기를 영원한 후광처럼 두르고 살다시피 했을 만큼 엄청난 애연가이기도 했다. 이 푸르스름한 뭉게구름과 함께하지 않은 그녀의 모습을 상상한다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가장 주목할 만한 카미유의 두 가지 특성에는 이러한 모친의 영향이 크다. 우선 예술적 자질에 미친 영향이 있다. 그는 일찍부터 그림에 놀라운 재능을 보였다. 문제는 골초인 모친이 끼친 신체적 악영향이다. 태중에서부터 시작된 영양장애성 발육부진으로 인해 그의 키는 다 자란 후에도 고작해야 1미터 45센티미터에 불과하도록 억눌렸다.
르 구엔 서장의 덩치는 동상만큼이나 우람하다. 그는 과체중의 비만이다. 그가 정확히 몇 킬로그램이나 나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가 결코 자기 몸무게를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한 120킬로그램쯤 될 거라 예상하는 이들도 있고, 130킬로그램이 넘을 것 같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르 구엔 서장의 몸은 햄스터와도 같이 쭉 늘어진 턱살과 더불어 비대하고 육중하다. 하지만 총명한 시선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는 꽤 해박한 남자다. 게다가 여자들은 서장이 성적으로 꽤 끌리는 타입이라는 사실에 대체로 동의하는 편이다. 이 불가해한 면에 특히나 남자들은 어리둥절해한다.
“그러니까 선생은 여기 있었다는 건데, 범행 현장과 얼마나 떨어진 거리죠?”
그의 시선은 목격자를 추궁하고 있다.
“……글쎄요, 한 40미터 정도?”
그래, 사내는 자신의 짐작에 만족한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당신은 불과 40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거리에서 한 여자가 무뢰한에게 무자비하게 두드려 맞다가 납치당하는 것을 본 셈이로군요. 그런데도 당신이 한 일은, 대단히 용감하게도, 소리를 지른 게 고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