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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무협소설 > 외국 무협소설
· ISBN : 9788964621844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수호전』 간략 지도
프롤로그 |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다
—제1장 이야기는 어디서 시작해 어떻게 흘러왔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영웅담 / 이 불온서적의 저자는 누구일까? / 베스트셀러가 된 금서
—제2장 작품의 구성 및 구조 이해를 위한 가이드
옴니버스식 영웅전과 군담소설 / ‘의’와 ‘충’의 갈등
—제3장 영웅 출현의 조건: 절망 끝의 막다른 선택
망국의 기운 앞에 도적들이 들끓는다 / 양산박으로!
—제4장 영웅 중의 영웅, 주요 캐릭터와 활약상
36명의 두령이 108명으로 / 송강과 이규 / 노지심과 무송 / 오용과 공손승 / 대종과 연청 /
화영과 장청
—제5장 마초들의 잔혹사, 그 속의 여성
어려서는 『수호전』을 읽지 말라? / 양성 불평등의 잔혹사
—제6장 호한들과 술, 음식, 연회
술은 바닷물같이, 고기는 산처럼
—제7장 상호텍스트성으로 얽힌 4대 기서
해 아래 새것은 없다 / ‘삼국지’에 대한 오마주 / 삼장법사 일행 vs. 108호한 / 겹치기 출연하는 등장인물들
—제8장 영웅들의 말로와 중화주의의 그림자
양산박 무리의 비참한 최후 / 세상의 중심이라는 세계관
—제9장 국내 초장기 베스트셀러, 『수호전』
조선의 새로운 문화적 트렌드
에필로그 | 신이 된 영웅들
저자 후기 | 재소환되는 장르콘텐츠의 원형
주요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청대에 김성탄본이 그토록 인기를 끌었던 데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가 “천하의 문장 가운데 『수호전』만 한 것이 없고, 천하의 세상 이치에 통달한 군자 가운데 시내암 선생만 한 이가 없다”고 극찬하며 역사상 최고의 책으로 평가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때까지 잡서로나 취급되던 소설을 가히 문장에 도움이 되는 경전 이상의 필독서로 대담하게 격상시켰던 것이다. 국내에서도 조선시대에 『삼국지연의』가 사실상 역사서로 간주되면서 과거시험에 관련 문제가 출제되거나 시험 답안에 관련 내용이 빈번히 등장한 경우나, 근래 대입 논술시험 열풍이 한창 거셀 때 『삼국지연의』가 학생들의 논술 대비 필독서의 하나로 인식되었던 것과도 상통하는 현상이었다고 할 만하다.
호시탐탐 중원을 노리는 북방 민족, 정치적으로 무능하고 사치향락에 빠진 황제와 국정을 농단하는 조정의 간신들, 부정과 수탈, 횡포를 일삼는 지방 관리와 아전들, 제구실 못 하는 기강 잃은 군
대, 도처에서 들끓는 도적과 반란세력들, 가지각색의 시정市井 악인들……. 소설 속 각계각층 사회 구석구석에는 당대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 그런 환경을 살아가는 중생의 찌들고 일그러진 모습들이 자못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간혹 현능한 관료나 올곧은 인물이 등장하여 작은 희망의 빛을 드러내는 듯하지만, 예외적인 소수에 불과한 그들이 부조리로 가득한 말기적 상황을 바꿔낼 도리는 없었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호한들의 최종 귀착지가 되는 곳이 바로 양산박이다. 산동 서남부에 실재하는 공간이기도 한 이곳은 거대한 저습지와 호수 한가운데 솟은 땅이 수중 요새를 이뤘던 둘레 800리의 드넓은 지역이다. 물로 둘러싸여 바깥세상과 격리되어 외부로부터 접근하기 어렵고 방어하기 좋으면서도 물길 등을 이용해 각지로 이동하기 좋은 지점이었다. 실제로도 오랜 세월에 걸쳐 밀거래를 하는 비밀결사나 도적들의 좋은 은신처 역할을 해왔다. ‘수호전’이란 제목도 양산박의 이러한 지리적 특성에서 비롯되었다. ‘수호水滸’란 물가를 뜻하는 말로, ‘수호전’이란 곧 이런 지리적·공간적 특징을 지닌 ‘물가에서 일어난 이야기’, 좀더 풀자면 강호 녹림객들의 이야기라는 의미인 것이다. 물론 소설 속의 양산박은 실재를 그대로 재현한 것은 아니고 가공이 더해진 상상의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