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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풀을 긁어내는 마음으로

밥풀을 긁어내는 마음으로

(50대 남자가 설거지를 하며 생각한 것들)

이은용 (지은이)
  |  
씽크스마트
2021-07-31
  |  
11,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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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풀을 긁어내는 마음으로

책 정보

· 제목 : 밥풀을 긁어내는 마음으로 (50대 남자가 설거지를 하며 생각한 것들)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운동 > 사회운동 일반
· ISBN : 9788965292814
· 쪽수 : 192쪽

책 소개

스토리인 시리즈의 8번째 책이다. 이은용 기자가, 이번에는 설거지하는 수세미를 손에 들고서 느낀 바를 <밥풀을 긁어내는 마음으로>라는 이름으로 묶어내었다.

목차

머리말_ 설거지하는 남자

1 처음

핫도그 열 개
눈물짓는 며늘아기
징글징글하게

2 시간

40분쯤
남자 몸과 마음이 닿는 만큼

3 젖병

병 같은 남성성
G 중사
아빠 말고 엄마

4 횟수

수세미와 거품과 머릿속
하나 둘 셋 마음으로

5 자국

나는 네가 지난날 한 설거지를 알고 있다
참으로 모진 설거지 특훈

6 원칙

셀로판테이프 조각
뒷갈망

7 집

신문사 원산폭격
아버지의 설거지
서울 간 누이

8 지구

삶 크기
지구 씻는 설거지맨

꼬리말_ 보따리 든 남자

참고문헌

저자소개

이은용 (지은이)    정보 더보기
기자로 살았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에 힘 보태고 있죠. 재미있고 이로운 글 쓰며 삶 내내 흔들림 없이 웃고 싶습니다. <나, 페미니즘하다>, <침묵의 카르텔-시민의 눈을 가리는 검은 손>, <종편타파>, <아들아 콘돔 쓰렴-아빠의 성과 페미니즘>, <최신 ICT 시사상식>, <미디어 카르텔-민주주의가 사라진다>, <옐로 사이언스>를 책으로 냈습니다. 전자책으로 <빨강 독후>와 <안철수, 흔들어 주세요>를 쓰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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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는 설거지를 왜 시작했고 얼마나 오래 했는지부터 헤아려 봤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제대로 살펴야 그게 옳은지, 바꿀 건 없는지 짚을 수 있을 테니까. 잘하고 있다면 마음을 더욱 도닥일 수도 있겠고. 접시 닦을 땐 이러쿵 물컵 씻을 땐 저러쿵. 말 줄지어 죽 벌여 놓은 건 싱크대 앞에 처음 설 사람을 위한 내 마음입니다. 그대로 한번 따라 해보시라는 속삭임. 온갖 그릇 설거지하는 걸 두고도 매한가지. 말씀드린 대로 잘 해내면 짝 칭찬이 반짝이는 별빛 되어 당신에게 쏟아질 터. 사랑도 쏟아질 테니 팔 걷고 나서 보시라고 나는 당신을 자꾸 부추깁니다. 잘 해낸 뒤 뿌듯한 마음을 삶 둘레에 자랑해도 좋겠네요. 내게 자랑해도 좋겠고.
부엌 싱크대 앞에 짝과 당신이 함께 서야 집안일 덜 수 있습니다. 짝에게 쏠렸던 집안 덤터기 노동을 끝내고 마침내 모두 없앨 길을 열어갈 수 있을 테고. 짝꿍이 함께 서야 집안일이 하찮지 않다는 걸 잘 알 수 있죠. 힘들고 괴로워 당장 때려치우고픈 마음을 씻어낼 수도 있겠고.


예, 맞습니다. 끊임없는 집안일로 괴롭고 힘들어 이미 지친 어머니. 그에게 언제든 가서 쉴 수 있게 빈 둥지처럼 거기 늘 있어 달라 보채는 건 억지 춘향이요 폭력 아니겠습니까. 한국 사회는 “징글징글하게”도 참으로 오랫동안 여성에게만 집안일 짐 지웠어요. 덤터기로 듬뿍.
한국은 이제서야, 무려 21세기에야 겨우 부엌과 빨래터로 내몰거나 걸레 쥐고 방바닥 닦을 사람을 외따로 갈라놓을 까닭이 없는 걸 느끼기 시작한 성싶습니다. 한데 느낀 자리에서 제자리걸음을 치거나 느꼈으되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남자가 널린 게 문제. 세상이 바뀔 낌새가 아직 흐릿한 거죠.
삶이, 또 세상이 어찌 나 홀로일 수 있겠습니까. 죽는 날까지 누구나와 더불어 살아야 할 텐데. 부엌 도마와 싱크대 앞에 내가 먼저 서 보는 건 어떨까요. 몸 바깥으로 불거진 생식기 덕에 내 삶은 그나마 낫다 싶어 슬쩍 웃지 마시고.
특히 설거지는 ‘사람에게 고르고 치우침 없어 한결같은 세상을 향해 한국 남자가 집에서 스스로 내디뎌야 할 첫걸음’이라고 나는 여깁니다. 오래전부터. 아직이라면 지금 당장. 처음이라면 앞으로 죽.


2019년 팔월 25일. 일요일이었습니다. 한집 사는 셋이 아점으로 라면과 떡볶이를 먹고 밤새 쓴 물컵 들까지 설거지하니 45분.
닦을 게 많았던 거죠. 설거지 한번에 40분쯤을 넘기는 건 흔하더군요. 40분. 2014년과 2015년 사이 한국 맞벌이 쌍 남자가 집안일로 움직인 시간 평균치. 나는 내내 서 있었지만 다리는 말할 것도 없고 허리도 뻐근하지 않았습니다. 몸이 어느새 설거지에 익은 거예요.
40분쯤 서 있는 거. 손 놀려 왈강왈강 설거지하는 거.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한국 남자, 40분쯤 서 있던 적 많지 않습니까. 오륙십 대는 군대에서 두 시간씩 보초 선 적 있을 테고. 삼사십 대는 야구장에서 서너 시간씩 내내 서서 응원한 적 있을 테죠. 이십 대 체력이야 뭐, 밤새 제자리 뛰기를 하기에도 넉넉할 터. 한데 40분쯤에 거리낄 게 있나요. 짝이나 어머니를 돕는다 생각하지 마시고 함께할 일이자 내 할 일이라 여겨 보시죠. 금세 몸 가벼워지고 마음 뿌듯한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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