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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학이론
· ISBN : 9788965642558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20-07-27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
책을 펴내며
1부 성경제를 들여다본다는 것
1장 ‘소득’, ‘부채’의 이분법을 넘어
2장 성매매를 바라보는 여성주의 정치학의 역사
3장 성경제 분석을 위한 도구
2부 ‘부채 관계’의 탄생과 부채의 전략
4장 누가 부채를 조절하는가
5장 ‘부채 관계’ 생산 장치
3부 금융이 재편하는 성산업
6장 성매매에 투자하는 사회
7장 채권으로 유통되는 여성의 몸
8장 합리성의 가면
4부 ‘자유’를 관리하는 여성들
9장 이 시대 젊은 여성 채무자의 도덕적 형상
10장 누구를 위한 자기 투자인가
11장 ‘자유로운’ ‘파산 불가능한’ 주체
나가며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8조 7000억 혹은 13조, 때로는 30조 규모로 추산되곤 하는 한국 성매매 산업은 그간 주로 성판매자 여성, 알선자, 성구매자 남성 간 피해-가해의 정치 문제로만 다루어졌을 뿐, 자본주의 경제 운동의 관점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못했다. 이 책은 성산업이 여성에게 부과하는 부채를 중심으로, 업소 창업 자금, ‘화대’, 술값, 여성들의 수입, 꾸밈 비용, 생계비 등 돈의 흐름 속에서 여성들이 즉각적으로 화폐화 가능한 존재가 되는 방식을 분석한다. 말하자면 여성이 성산업을 거쳐 상품이 되는, 상품화 과정에 대한 분석이라 볼 수 있다. 성매매 산업은 여성에게 낙인을 찍는 동시에 거래 가능한 ‘매춘 여성’으로 만들어 이익을 실현한다.
‘성매매 문제는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인권의 문제’라는 슬로건은 1980년대 이래 여성주의의 ‘진보성’을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명제였다. 그러나 성매매 산업에 대한 정치경제적 분석을 결여한 반성매매 프레임 속에서 포주는 여성들을 비인격화하는, ‘도덕적’ 결함을 가진 악마적 개인으로 가정될 수밖에 없다. 부채 문제 역시 고리대 문제와 결부되어 경제적 거래에서의 도덕성 문제로 귀결되고, 구매자 역시 여성의 성을 사는 부도덕한 남성으로 해석된다. 여성주의 정치학은 매춘 여성들을 가까스로 도덕 프레임으로부터 구출했지만, 성매매 문제를 여전히 포주와 구매자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축소해 규정한다. 하지만 이러한 도덕 프레임으로는 성매매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나아가 성매매에서 ‘부채 관계’를 고려한다는 것은 여성 개인에 대한 부채 예속, 구속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넘어 ‘다음 여성’, ‘그다음 여성’ 등 여성 일반을 성매매 산업으로 끌어들이는 부채의 전략까지 분석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러한 ‘부채 관계’에 의해 여성들은 교환 가능한 몸, 즉각 화폐화가 가능한 몸을 갖게 되고, 그 몸들의 집합소가 바로 성매매 산업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