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동성애/성소수자
· ISBN : 9788965642640
· 쪽수 : 456쪽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
1 우울과 도덕주의: 여는 글
2 에이즈: 문화적 분석/문화적 행동주의
3 감염병의 시대에 우리의 문란한 사랑을 계속하는 법
4 감염인의 재현
5 에이즈, 미술, 행동주의
6 에이즈의 초발환자 서사 ‘페이션트 제로’
7 애도와 투쟁
8 내 침실의 남자들
9 거트루드 스타인 없는 하루
10 당신에게 동의해요, 걸프렌드!
11 애도의 스펙터클
12 매직 존슨을 받아들이기
13 군대니까 말하지도 말라고?
14 로자의 쾌락
15 운동의 절망을 재현하기
16 고통스러운 사진들
17 ‘섹스와 감성’부터 ‘이성과 섹슈얼리티’까지
감사의 글
옮긴이 해설
찾아보기
책속에서
앤드루 설리번은 동성애자들을 무책임하다고 비난한다. 그리고 동성애자들이 그렇게 된 이유를 이 사회가 게이들이 참조할 수 있는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나는 설리번이 말하는 윤리적 진공 상태라는 조건 속에서 동성애자들이 진정으로 새로운 윤리적 삶의 방식을 창조했다고 생각한다. 설리번은 동성애자들이 에이즈 위기 때문에 성숙해지고 책임감 있는 삶을 살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렇지 않다. 에이즈 위기로 동성애자들이 그 이전부터 얼마나 윤리적인 삶의 방식을 만들어왔는지가 드러났을 뿐이다. 동성애자이기만 하면 자동으로 윤리적인 존재라는 말이 아니라, 동성애자들이 키넌이 진정한 책임감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말한, 삶의 기준이 부재하는 조건에서 살아간다는 말이다. 이런 면에서 나는 이 진정한 책임감을 퀴어한 것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크레이머는 극중 인물 미키의 입을 빌려 스톤월에서 싸운 이들이 트랜스베스타이트였다는 사실까지는 언급한다. 하지만 크레이머가 언급하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은 “브룩스 브라더스 정장이나 빼입고” 다니던 게이들이 트랜스베스타이트들을 바로 그들의 투쟁 덕분에 피어난 운동으로부터 쫓아내버렸다는 사실이다. ‘선량한 동성애자 시민’이 되고자 했던 그 게이들이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과 엮이고 싶어 하지 않았다. 지금 시점이라고 얼마나 다를까?
지금까지 우리는 사랑하는 친구들을 지지하고 애도하는 법을 배워왔다. 지금까지 우리는 공포, 혐오, 억압, 방관과 투쟁해왔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 자신과 친구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의 성적인 삶을 기꺼이 바꾸어왔다. 이제 되찾을 때가 왔다. 우리의 주체성과 우리의 공동체와 우리의 문화를.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섹스에 대한 우리의 문란한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