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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65967354
· 쪽수 : 396쪽
· 출판일 : 2025-08-25
책 소개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우종영이 전하는숨 쉬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는 마음
● 이정모, 정호승, 허태임 추천 ●
● “과학, 철학, 문학을 아우르며 생태언어의 복권을 시도하는 이 책은 말의 힘이야말로 우리가 되찾아야 할 생태계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 『찬란한 멸종』 저자
● “인간이 자연임을 잊고 사는 데 대한 경종의 종소리.인류의 희망은 한 그루 나무와 한 포기 풀을 영원히 살리는 데에 있음을 일깨운다.”
— 정호승, 시인
● “자연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자 노력할 때 인류가 얻게 되는 저항력을 기록한 차트가 이 책이다.”
— 허태임, 식물분류학자, 『숲을 읽는 사람』 저자
우리가 새의 마음과 나무의 온순함으로 세상을 느낄 수 있다면
‘잎새빛’과 ‘산결’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들 다가갈수록 더 많이 내어주는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
『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는 살갗에 닿는 따가운 햇살로 매일 새롭게 기후위기를 경험하는 오늘, 자연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공감의 마음인 ‘생태감수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30여 년의 시간, 전국 수만 그루의 나무들을 치료해온 나무의사이자 자연이 전하는 삶의 가르침을 담담하고 우직한 태도로 기록해온 작가 우종영은 이 책에서 숲을 거닐며, 자연을 공부하며 그러모은 수십 개의 생태단어를 통해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풀과 꽃의, 새와 여우의 눈으로 보는 자연을 우리에게 일깨운다.
2001년 출간되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그리고 수십 년간 나무를 돌보며 그 곁에서 배운 삶의 지혜를 담은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로 수많은 독자에게 ‘우리를 위로하는 자연의 힘’을 전해온 우종영은 이 책에서 과학, 철학, 문학을 아우르며, 흙과 함께해온 자신의 경험과 통찰을 담아 ‘자연과 공명하는 삶의 태도’에 관해 이야기한다. 초록의 곁에 살 수 있을 때 우리의 삶은 좀 더 다채롭고 풍성해진다. 자연을 잊고 소비에 몰두해온 도시민들을 일깨울 숲의 목소리가 담긴 책이다.
언제나 있는 그대로 싱그럽도록,
증발하는 초록빛 계절을 붙잡는 공감의 마음에 대하여
저자는 생, 태, 감, 수, 성이라는 다섯 개의 장으로 묶은 수십 개의 단어를 통해 인간과 다른 생명의 관계를 질문하고 그 연결고리를 복원한다. ‘움벨트’는 같은 나무에 머물더라도 딱따구리가 보는 떡갈나무와 여우가 보는 떡갈나무가 다르다는 것을, 숨 쉬는 저마다의 존재가 주관적인 세계를 지니고 있음을 알려주고, ‘미기후’는 깊은 산자락 얼음과 눈 덮인 땅도 어떤 꽃에게는 천국이 될 수 있음을 일러준다. 사전에는 없는 단어인 ‘산결’은 마치 화음을 이루는 듯 “산줄기가 내달리며 물결처럼 생긴 선들의 모임”을 묘사하고, “잎들 사이로 반짝거리는 햇살”을 뜻하는 ‘잎새빛’은 나무 아래를 거닐다 만나는 가느다란 빛에 이름을 붙일 수 있게 한다.
사전에 생태단어가 하나 추가되면 이 세계에 생물 한 종이 추가된 것과도 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름을 불러줄 때 그 존재는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렇게 그 존재의 ‘숨결’을 느낄 때 그것에 깊이 마음을 쓰고 보듬게 된다. 자연이 우리 곁에 이렇게 다채로운 모습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우리는 오늘 기후위기의 속도를 늦출 작은 실천을 시작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와 초록이 ‘나-그것’이 ‘나-너’가 될 때
“자연을 모르는데 기후위기를 어떻게 ‘내 일’로 인지할 수 있을까?” 우리가 오늘날 초록빛 자연을 잃어버린 것은 아마도 자연과 공감하는 능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그래서 자연의 일을 ‘내 일’로 여기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생태감수성은 자연에게 왜 아프냐고 묻는 마음, 그리고 그들이 몸짓으로 전해오는 말을 찬찬히 헤아리는 마음이다. 곁에 앉은 가까운 이의 이야기를 듣듯 저자는 나무의사로서 나무들이, 숲속 생물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해석하려 노력한다. 방법은 몸을 낮춰 오랜 시간 ‘게으르게’ 지켜보는 태도이다. 저자는 생태감수성을 통해 눈앞의 자연이 한낱 ‘대상’이 아닌 ‘너’가 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이야기한다.
■ “11월 말이 되어가는데도 단풍이 예쁘게 물들지 못하고 낙엽도 제때 떨어지지 않는 것이 눈에 밟힙니다. 나무들에게 물어봅니다. “도대체 왜 그러세요?” 나무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어떠한 질문을 해도 매번 똑같습니다. “움직일 수 없어서 그래.” 그렇지, 움직일 수 없어서 그렇지, 지난번 가지를 왜 그렇게 벋었느냐고 물었을 때도 똑같은 대답을 했지. (…) 나무는 자기가 처한 현실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이므로 기후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무가 단풍이 늦게까지 들지 못하고 낙엽도 제때 떨어뜨리지 못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지구 온난화 때문입니다. 한라산의 구상나무를 비롯해 고산의 나무들이 더는 올라갈 곳이 없어 쇠약해지고 있습니다. 지구가 더워지면 나무들의 호흡량이 늘어나고, 낮에 애써 만든 양분을 밤에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다 써버리기 때문이지요.” (381~382쪽, 「희망」)
함께 살자 속삭이는 자연의 말들
인간의 욕망을 부추기는 언어는 번성하고 이익이 되지 않거나 관심에서 벗어난 언어는 쉽게 사라진다. 생태언어는 인간의 욕망과 동떨어져 있어 쉽게 잊히고 사라진다. 언어가 없다면 언어가 가리키는 존재도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저자는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 우리가 외면하고 잊었던 생태공감에 관한 ‘말모이’를 이 책에 모았다고 이야기한다. 평생 흙을 만지며 살아온 그에게 ‘흙’은 더러운 것이 아닌 “생물과 무생물의 정거장”이, ‘빛’은 거대한 자연을 키우고 다듬어낸 “만물의 디자이너”가 된다. 모든 생물이 함께 나누어 숨 쉬는 ‘공기’는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이유”가 되고, 그렇게 배려 속에 ‘공생’하는 일은 “아무리 더 사랑해도 ‘을’이 되지 않는 삶의 형태”가 된다.
■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 중 소수 부족이 쓰는 와기만어(Wagiman)의 ‘무르마(murr-ma)’라는 단어의 뜻은 “물속에서 발가락으로 무언가를 더듬어 찾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이들이 물속에서 무엇을 찾을까요? 잃어버린 열쇠가 아니라 물밑에 있는 조개나 물풀 등 다양한 먹거리를 찾는다는 표현일 것입니다. (…) 언어가 풍부해야 생태계도 살아납니다. 언어는 단순한 소리의 조합이 아니라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고 경험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언어의 풍부함은 단순히 어휘의 다양성을 넘어서, 우리가 거주하는 생태계의 건강과 직결됩니다. (…) 언어가 사라지면 그 언어가 담고 있던 자연 세계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 사라질 뿐만 아니라 생태계도 사라집니다.” (88~89쪽, 「생태언어」)
초록빛 자연과 마음을 단단히 겯는 일
“자연을 탐구하다 보면 자연의 일부인 자기 자신을 탐구해야 할 시점이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이다.”(막스 플랑크) 우리는 생태‘계(系)’ 안에서 모두 연결되어 있다. 동식물에게도 고통이 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 때,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린 나무가 더 나은 삶터를 찾아가지 못해 그 자리에서 가쁜 숨을 내쉰다는 것을 알 때, 그리고 그들을 살리는 것이 우리 자신을 살린다는 것임을 이해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저자는 묻는다. 책 속 질문의 끝에, 우리 곁의 초록빛 자연은 숨 쉬는 모든 존재가 자신만의 삶을 다채롭게 펼쳐내는 공존의 장(場)이 된다.
■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지요. 눈부처는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면서 하는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줍니다. 눈부처에는 상대를 깊게 이해하며 지켜주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럼 눈부처를 확장하여 자연으로 눈을 돌린다면 어떨까요. 반려동물의 눈동자에서도 눈부처를 발견할 수 있고 야생동물의 눈동자에도 있습니다. 나무와 풀꽃에서도 나의 모습,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태양이 떠오르는 순간 사라질 아침 이슬도 아기의 눈동자처럼 순수합니다. 이슬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자신의 모습도 보입니다.” (99쪽, 「눈부처」)
『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는 모든 존재가 지구 위 생태계에서 같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공명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자연 마음 사전’이다. 공감은 세계를 바꾼다. 새의 마음과 나무의 온순함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자연의 낮은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그들의 고통을 헤아릴 수 있다면 기후위기의 속도를 늦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나무의사 우종영이 전하는 다정한 생태인문학 이야기, 저자가 초록의 곁에서 읽어낸 ‘함께 살자 속삭이는 자연의 말’이다.
목차
추천의 말
들어가는 말
1장. 감(感), 느낌의 높낮이
마음 : 흔들림이 기본 값이라니
감정 이입 : how보다 why가 중요한 이유
눈치 : 때려 잡지 말고 따뜻한 마음으로
생태감수성 : 내 안에 있는 너를 만나기 위해
움벨트 : 나무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면
공감 : 아프냐고 묻지 않는다
게으름 : 달콤한 열매
경쟁 : 당뇨병처럼 적절하게 조절하고 관리해야 할 대상
고통 :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인정머리 없는 장치
걷기 : 분열된 나를 하나로 통합하는 행위
다름 : 나를 이루는 방식
부엔 비비르 : 참살이
생태언어 : 언어가 풍부하면 생태계도 풍성해진다
재미 : 결정의 순간,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것
눈부처 : 아기 눈동자에 비친 엄마의 모습
환상방황 : 방황의 끝이 방황의 시작점
생태적 개명 : 이름이 반
생명윤리 : 의술이 윤리와 손잡아야 하는 이유
2장. 성(性), 본바탕을 이루는
지구 : 외로우니까, 테라포밍
가지 : 질문과 망설임의 결과물
산 : 중력에 저항하는 중
백두대간 :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한다는 생각
강 : 물의 고속도로
계절 : 지구가 삐딱하게 돌면서 생기는 자연 현상
미기후 : 양지 뜸과 음지 뜸
공기 :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유
물 : 풍요 속의 빈곤
바다 : 인류의 자궁
바람 : 양지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
빛 : 만물의 디자이너
소리 : 인류세에 사라진 것들을 추억하며
크기 : 상대적이며 주관적인 것
흙 : 생물과 무생물의 정거장
생태적 지위 : 사춤을 노려라
공생 : 더 사랑하는 자가 ‘을’이 아닌 삶의 형태
상호 의존성 :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의존한다
진화 : 다양성을 추구하려는 욕망에 협력을 더했을 때 일어나는 현상
3장. 생(生), 어쩌다 태어난
나무의 본성 : 우리 곁의 부처
나무와 한글 : 이 땅에 태어난 것이 자랑스러운 이유
가이아 : 살아 있는 생명체
미생물 : 지구가 하나의 생명체인 이유
몸 : 저주의 대상에서 섬김의 대상으로
반려동물 : 내가 위로해줄 테니 날 유아차에 태워줘
반려식물 :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당신의 마음을 위로해드립니다
곤충 : 생산하라, 계속 생산하려면
새 : 날갯짓이 아름다운 것은 흔적을 남기지 않기 때문
호미 : 할머니와 호미는 시간이 갈수록 작아진다
4장. 태(態), 모여서 만든
나와 너 : 내 안에 너의 그림자 있다
생태계 : 원숭이 엉덩이와 백두산
공동체 : 텃세가 있는 것은 그곳에 보물이 있기 때문이다
공유지 : 신성한 땅을 탐하지 말라
숲 : 어린이집, 놀이터, 병원, 헬스장, 집, 명상센터가 합쳐진 곳
생태도시 : 화장실과 식탁이 가까이 있는 이유
갯벌 : 말랑말랑한 숲
비오톱 : 아이와 메뚜기는 함께 살아야 합니다
생태발자국 : 자연의 이자로 살면 사라지는 것은?
데이지의 세계 : ‘밀당’을 제대로 하게 하자
기후 변화 : 믿지만, 믿지 않을 거야
성장 : 인간의 본성이 진실의 반대편을 바라보고 있는 이유
순화 : 고삐를 놓으세요
5장. 수(受), 받아서 베푸는
공무도하 : 임이여, 사라지지 말아요
솔로몬의 반지 : 동물과의 대화법
과학철학 : 비판적 사고가 피워 올린 꽃
관찰 : 대화의 정석
보존과 보전 : 차이의 온도를 극복하려면
방 안의 코끼리 : 말의 힘
실수 : 좋은 실수, 나쁜 실수, 그저 그런 실수
희망 : 그들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것
참고문헌
더 읽을거리
책속에서
어떤 것이 진짜 떡갈나무냐고 질문하면 안 됩니다. 진정한 답을 얻으려면 질문부터 고쳐야 합니다. “떡갈나무는 왜 누구의 움벨트(umwelt, 각자가 경험하는 주관적인 세상)에서는 커 보이고 누구의 움벨트에서는 작아 보일까? 왜 어떤 동물은 떡갈나무를 딱딱하게 여기고 또 어떤 동물은 부드럽게 여길까?”라고 질문해야 합니다. 이렇게 질문할 수만 있다면 세상은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자연에 대해서 거의 알지 못합니다. 겨우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질문을 던질 뿐이지요. 충분한 여유를 지니고 실제로 눈앞에 보이는 생물들이 어떻게 감각하며 사는지 관찰한다면 정말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잎들 사이로 햇살이 반짝거립니다. 이를 무어라고 부를까 생각해봅니다. (…) 잎새를 잎 사이의 줄임말이라고 우리말 사전에 하나 더 추가해준다면, 잎 사이로 반짝이는 빛이 잎새빛으로 불리게 될 텐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나의 언어의 한계는 나의 세계의 한계를 뜻한다”고 하였는데 마땅히 대응하는 어휘가 없으면 그것에 대한 어떤 관념도 일어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