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6551835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4-11-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 5
1부
푸장나무를 아시나요·12
굴뚝·14
무덤·16
낫을 갈며·17
비닐하우스에서 늙다·18
빈들에서·20
찔레꽃·21
돌배나무꽃은 피었는데·22
에미·24
첫서리·26
콩밥·27
풀의 역사 1-풀은 결코 죽지 않는다·28
풀의 역사 2-땅세·30
풀의 역사 3-아버지 가라사대·32
2부
간월도 어리굴젓·36
개심사에 가거든·38
갯벌이 주는 밥·39
시목리(柿木里)·40
안면도 염전 박 씨·42
청산리 감태·44
태배길에서 시 한 수를 읊다·46
태안 육쪽마늘·48
옹도·49
할매·50
달의 영토·52
무명 가수·53
무화과·54
봄날은 갔다·55
그 세상의 집·56
3부
개구리를 타이르다·58
김장·60
깻잎·62
노각·63
미스 김 라일락·64
배추·65
새해 아침 풍경·66
손가락이 밉다·67
슬픔의 온도·68
유모차 부대·69
적막한 봄밤·70
첫 고백·71
호박씨·72
너무 늦은 사랑·74
봄눈·75
4부
신명 나는 하루·78
쌀 죽다·80
장마가 끝나기 전에 그는 사라졌다·81
이름 탓·84
이팝나무를 심다·86
임종 일기 1-요양병원·88
임종 일기 2-빈방·90
임종 일기 3-시간의 기억·92
임종 일기 4-문턱을 넘다·94
추석 달은 좋습니다·96
목련꽃 독백·98
푸른 성벽·100
팔팔한 청춘·102
섣달그믐에·103
저자소개
책속에서
산비탈 억새밭 가운데
납작한 무덤
임자 없는 무덤이 아니다
임자는 무덤 속 하얗게 누워
소나무로 자라고
억새로 흔들리다가
봄날에는 등 굽은 할미꽃으로 핀다
오늘은 이승
어느 곳에 사는지 모를
고달픈 자손들 소식
바람에 물어보고
새에게 물어보고
죽어서도 걱정으로 맺힌
납작한
눈물방울
_「무덤」 전문
가을 지나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벼 그루터기만
훈련소 병졸들처럼 줄 맞춰 서 있다
허공을 향해 흔드는
논둑 갈대꽃 손짓에 가라앉는
회색 하늘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마음뿐
버릴 것을 못 버리고
서성대는 계절의 끝
빈들에 홀로 서서
내 비록 옹색한 살림이지만
짚북데기 속
몇 개의 벼 이삭은 남겨 놓고 싶다
긴 겨울
고독한 날짐승의 몫으로
-「빈들에서」 전문
작년 가을
빚에 쪼들려
배처럼 누렇게 뜬 얼굴로 몰래 이사 간
돌배나무집 형네 빈 마당가에
빨아 넌 하얀 빨래
밤사이 그 집 식구들 돌아왔나 했더니
아니다 아니다
빈집을 지키던 돌배나무가 하얀 꽃등을 내걸었구나
잉잉 꿀벌도 찾아들어
오랜만에 살아나는 집
햇볕도 온종일 꽃구름 근처를 서성대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한 번씩 쳐다보고
이런 봄날
돌배나무집 얼굴 고운 형수
배처럼 사근사근한 목소리
다시 들었으면 좋겠는데
봄바람이 하얀 빨래 다 걷어가도
돌아오지 않네
돌아올 기미 없네
_「돌배나무꽃은 피었는데」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