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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언론/미디어 > 언론학/미디어론
· ISBN : 9788966800360
· 쪽수 : 383쪽
책 소개
책속에서
미디어 매개가 만들어 낸 세계는 어마어마하게 넓다. 미디어가 만들어 낸 세계의 또 다른 이름은 ‘다채롭고 포괄적인 세계’다. 모두를 위한, 모든 것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단, 기억해야 할 것. 이 이슈는 더 이상 재현 대 실재, 허위 대 진실, 인공 대 자연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식의 문제는 19세기 낭만파들이나 걱정했을 법한 문제다. 20세기에도 소수의 실존주의자들과 일군의 히피들은 이런 걱정을 사서 하긴 했지만, 지금 우리는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안다. 우리는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그리고 그것을 리메이크한다. 하지만 다시 숫처녀나 숫총각이 될 수는 없듯 우리는 결코 다시 실재로 돌아갈 수 없다. 우리는 어디 하나 피할 곳이 없을 만큼 도처에 산재한 탁월한 품질의 재현이 침투해 들어오는 위험이 도사린 곳, 모든 것이 우리를 향하는 곳, 모든 것이 우리를 위해 있는 곳, 더는 그 무엇도 우리 너머에 있지 않은 곳, 그 새로운 지점에 서 있는 처지가 됐다.
_<들어가는 말: 메서드 연기> 중에서
스스로에게 물어 보라. 내가 하는 일 중에 본질적으로 미디어에 의해 매개되지 않은 일이 얼마나 있는가? 상품화된 재현성을 통해 되새김질하듯 행동을 경험하는 게 전부이지 않은가? 출생? 결혼? 질병? 또 영화, 회고록, 철학, 기술, 자기치유서, 카운슬러, 프로그램, 시연, 워크숍, 이 모든 것들은 어떤가?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유행어는? 이를 통해 내가 경험하는 각종 상황은? 이렇게 자문해 보자. ‘이 모든 것들의 영향을 벗어던졌을 때의 내 삶을 상상할 수 있을까?’
_<들어가는 말: 메서드 연기> 중에서
미디어 매개는 워낙 다양하게 진행되므로 ‘블롭’보다 더 특정화된 표현이었다면 ‘미디어 매개’를 정확히 표현한다고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미디어 매개는 사례마다 제각각이다. 모든 차원에서 파생되는 동시에 어떤 차원에서도 파생되지 않는다. ‘블롭’이라는 끈적끈적한 질감의 생명체는 상대가 크든 작든, 누구에게든 접근이 가능하다. 신축성은 무한대이고, 마치 삼투압이 일어나듯 당신만의 은밀한 삶에서 일어나는 아주 작고 지극히 개인적인 동작 하나하나, 당신의 세계관, 당신이 생각하는 사랑과 죽음의 의미를 어느 하나 남김없이 집어삼키는 놈이 바로 블롭이다.
_<1장 아메바 같은 괴물 블롭을 사랑하는 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