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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시론
· ISBN : 9788966809653
· 쪽수 : 448쪽
책 소개
책속에서
·현대시란 무엇인가? 이에 대해 나는 어떠한 성급한 정의도 내리고 싶지 않다. 답변은 이 책 속에서 저절로 주어질 것이다. 이 책은 게오르게와 호프만슈탈 같은 위대한 시인들, 그리고 카로사, 슈뢰더, 뢰르케, 리카르다 후흐, 도이블러가 간과된 이유에 대해서도 답변하게 될 것이다. 요컨대 그들은 프랑스가 이미 80년 전에 그 굴레로부터 벗어난 바 있는 수백 년 전통의 시 양식의 계승자이자 새로운 정점이었다.
·불협화의 미, 심정을 시의 주체로부터 배제시킴, 비규범적 의식 상태, 공허한 이상성, 탈사물화, 언어의 마술적인 힘과 절대적인 상상력에서 생겨나서 수학의 추상성과 음악의 운동 곡선에 접근하고 있는 비밀성, 이런 것들에 의해서 보들레르는 미래의 시에서 실현될 가능성들을 예비했다.
이러한 미래적 경향들은 낭만주의로부터 낙인이 찍혀버린 자에 의해서 개척되었다. 낭만적 유희로부터 그는 비낭만적인 진지함을 만들어냈으며, 그의 스승들의 변두리 착상들로부터 그 전면(前面)이 그들과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 사고의 건축물을 건립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보들레르의 후계자들의 시를 ‘탈낭만화한’ 낭만주의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20세기 시를 지배하는 기본 유형은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성립되었다. 이 유형은 독일인 노발리스와 미국인 포로부터 예감을 받았던 보들레르 이후 그 윤곽이 드러났으며, 랭보와 말라르메에 의해서 극한의 경계 지점에 도달했다. 20세기의 시는 몇몇 시인들의 매우 훌륭한 성과들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새롭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가치가 감소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들의 텍스트에서 그들을 선구자들과 결합시키는 문체상의 통일을 인식하는 것은 가능하며, 또한 필요한 작업이기도 하다. 문체상의 통일이란 천편일률적인 동일성이 아니라, 개개의 작가들의 차이점을 포괄하는 언어 구사법, 관점, 테마 선택, 언어 구사에 있어서의 내적 동력의 공통점을 말한다. 괴테와 트라클 사이에는 어떠한 문체상의 공통점도 없다. 그러나 서로 비교하기가 매우 어려운 트라클과 벤 사이에는 문체상의 공통점이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독창성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독창성은 질의 문제이며, 유형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형은?여기에서는 현대시의 문체상의 통일?인식을 용이하게 한다. 이러한 문체상의 통일성에 대한 인식은 의도적으로 정상적인 이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들에 접근하는 유일한 통로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서는 각 시인들의 예술적 개성에 대한 탐구보다는 우선 문체상의 일반적 특성을 개관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그리고 오늘날의 시의 혼란스런 상을 지난 세기에 생겨났던 징후들과 연관 지어 해명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