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

저자의 말 | 청국 의사 서원훈 | 상해 | 이토 히로부미 | 귀향 | 황제의 반격 | 시련의 계절
아, 대한제국 | 망명 | 뜻을 모으다 | 만국공법 | 배신 그리고 단지동맹 | 음모
일본의 심장을 쏘다 | 그날 이후 | 사법 투쟁 | 영원히 사는 길

안중근에 대한 숭모의 마음이 이처럼 뜨거운 이유가 무엇일까?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반작용이 반영된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시간과 국경을 넘어선 이 열기의 강도를 고려해보면, 그것은 분명 단지 일본 우경화의 반작용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불굴의 의지를 불태우며 제국주의에 맞서 싸운 기라성 같은 투사들은 안중근 외에도 많았다. 그러나 그들 대다수는 샛별처럼 명멸하다 사라졌고, 안중근만이 초월적 존재로 여전히 우리 곁에 회자되며 살아 있다.
비폭력 운동을 주장하고 이를 실천한 마하트마 간디나 넬슨 만델라를 안중근과 비교하는 것이 무리가 있을지 모르나, 필자는 안중근을 그와 같은 반열에 두고 새롭게 평가하고 싶다. 이토를 저격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안중근의 내면에는 인간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화해의 정신이 관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증오에 찬 투쟁보다 더 위대하고 아름다운 것은 용서라고 말한다. 이 혼돈의 시대가 다시 그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독자들도 그의 호소에 다시 한 번 귀를 기울여보면 좋겠다.
2014. 10. 안양 진료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