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 일반
· ISBN : 9788968801761
· 쪽수 : 166쪽
· 출판일 : 2023-04-20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프롤로그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장애이더라
1장
누구를 위해 ‘장애’ 명명은 존재하는가
- 질문을 바꿔야 한다
2장
누구를 위해 ‘특수학교’는 존재하는가
- 구조적 폭력으로서 특수학교(급)
3장
누구를 위해 ‘특수 교사’는 존재하는가
- 문지기로서 ‘특수’ 교사
4장
누구를 위해 ‘개별화교육계획’은 존재하는가
- 고립을 넘어서기 위한 조건들
5장
누구를 위해 ‘장애이해교육’은 존재하는가
- 동정은 필요 없다
6장
누구를 위해 ‘특수교육법’은 존재하는가
- 분리 교육을 조장하는 특수교육법의 문제와 대안
7장
누구를 위해 ‘직업 교육’은 존재하는가
- 스티커 붙이기식 교육은 필요 없다
8장
누구를 위해 ‘약물’은 존재하는가
- 약물 권하는 학교 사회 비판
에필로그
‘선량한 분리주의자’를 넘어‘적극적 통합주의자’로
저자소개
책속에서
차별 없는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특수 교사가 되었지만, 교육 현장은 차별과 그 차별을 양산하는 모순으로 가득했습니다. 그 모순과 부딪히며 항상 부족함을 느꼈고 그래서 모두를 위한 통합 교육과 보편적 복지 정책 선진국인 노르웨이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노르웨이에서 6년의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학교로 복직했지만, 학교 현장에서의 장애라 명명된 학생에 대한 차별과 분리는 여전했습니다. 오히려 특수학교(급)를 늘려 분리하되 일반 학생들과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면 장애라 명명된 학생을 위한 일이라는 ‘평등한 분리 교육’에 대한 논리가 진보적 교육 의제가 되어 있었습니다. (중략) 이러한 학교 내 분리 교육이 강화되는 현상을 현장에서 경험하면서, 특수교육이 정말 장애라 명명된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를 위해 ‘특수’교육은 존재하는가”에 대해 한 시각장애라 명명된 특수 교사로서 저의 경험을 성찰하고 기록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성찰의 결실인 이 책이 장애 차별 없는 학교 사회를 만드는 데 작게나마 기여하길 바라 봅니다.
— 〈책을 펴내며〉
나는 태어날 때부터 턱이 비대칭적으로 휘어서 자라는 선천성 안면 기형에 오른쪽 눈 실명으로 인해 좌우의 초점이 맞지 않는 사시(斜視)로 태어났다. 흔히들 말하는 ‘장애 정도가 경한 장애인’으로 기존 학교 환경 속에서 학습 과제를 수행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나의 안면 기형과 사시는 학교에서 또래 혹은 교사와의 사회적 관계에서는 걸림돌이 되었다. 친구들과 다툼이 생기거나, 교사에게 꾸중을 들을 때 나의 장애는 나의 잘못에 덧씌워졌다. 때론 연좌제와 같이 나의 삶을 따라다녔다. (중략) 하지만 장애라 명명된 한 사람으로서 주체성을 인식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당시 내가 다니던 대학은 전국에서 장애라 명명된 학생이 가장 많이 재학하고 있었다. 더욱이 내가 속한 특수교육과에는 장애라 명명된 동기들이 많았다. 이들 대부분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었기에 우리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무언지 모를 동질감에 이끌려 우리의 모임은 잦아졌다. 기숙사는 거의 매일 새벽까지 장애라 명명된 이들의 삶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는 열띤 토론의 장이 되었다. 그렇게 각자의 삶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마치 거울을 통해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결론에 이르렀다. 바로 우리의 ‘할 수 없음’ 내지는 ‘장애’의 이유가 나 개인의 신체적 손상 때문이 아니라 우리들을 할 수 없게 하는 사회 때문이었음에 말이다. 그렇게 시선을 나 개인에서 사회로 돌리는 순간 우리는 장애라 명명된 한 사람으로서 나란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 〈프롤로그 :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장애이더라〉
분리와 배제 및 학대를 야기하는 ‘장애’는 학생 개인의 손상 내지는 차이 그 자체가 아니라 학교 사회가 부여한 것이라는 점에서, ‘장애 학생’ 대신 ‘장애라 명명된 학생’이란 표현을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장애라 명명된 학생이라는 표현은 장애와 학생을 떨어뜨려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둔다. 그래서 장애라 명명된 학생들도 ‘나’와 같은 한 사람으로서 느끼고 소통하며 인정받고자 하는 ‘너’임을 학교 사회가 잊지 않는 데 기여할 것이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장애라 명명된 학생들의 인정과 참여의 욕구를 이해함으로써 그 학생들을 향한 차별을 방지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또한 학생 개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 ‘할 수 없음’을 뜻하는 부정적 의미의 ‘장애’를 자기 자신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김으로써 장애 자체가 나 자신이 아님을 인식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즉, 장애라 명명된 학생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긍정할 기회를 마련해 줄 것이다.
— 〈1장 : 누구를 위해 ‘장애’ 명명은 존재하는가 - 질문을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