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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 일반
· ISBN : 9788968801945
· 쪽수 : 492쪽
· 출판일 : 2025-08-25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책을 펴내며/ 멈춤 없는 학교에서 사라지는 존재들
서문/ 도래하지 않은 학교, 민주주의를 다시 기획하며
그라운드 제로 - 한국 교육을 다시 묻는 자리
1절 | 고착된 생존 가치 체제 : 경제 성장 이후에도 머문 자리
2절 | 학교의 외주화와 배움의 상실 : 외주화된 책임과 무력해진 배움의 장
3절 | 민주적 불평등의 심화 : 능력주의의 역설
4절 | 가족개인주의와 교육의 사적 소비 : 사회적 연대의 해체와 교육의 상품화
5절 | 보편적 삶이 보편화되지 못하는 공포 : 존재의 경계에 선 삶
그라운드 제로 사유의 혈관들
제1부 - 입시가속체제와 시간정치
제1장 존재를 삼키는 속도의 구조
1절 | 가속사회란 무엇인가 : 가속은 어떻게 존재를 재구성하는가
2절 | 가속의 세 가지 형태 : 기술, 사회, 삶의 가속이 만드는 연결망
3절 | 리듬의 해체, 일상의 분절 : 다중작업과 비동시성의 일상화
4절 | 가속은 어떻게 공동체를 해체하는가 : 관계, 의례, 정체성의 위기
5절 | 정보의 폭풍, 이해의 실종 : 인식 구조의 피상성과 교육의 위기
제2장 입시가속체제의 형성과 고착화
1절 | 입시는 제도가 아니라 질서다 : 입시가속체제 개념의 출현
2절 | 입시의 시간정치 : 왜 시간은 학생의 것이 아닌가
3절 | 비교와 경쟁의 구조화 : 평가 체제와 계층 재생산
4절 | 존재의 시간에서 기능의 시간으로 : 배움의 감각적 해체
5절 | 학교는 입시의 전위대인가 : 입시가속체제와 공교육의 변형
제3장 입시가속체제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1절 | 체계로서 입시를 사유하다 : 루만의 사회체계 이론과 교육체계의 자기준거성
2절 | 입시가속체제의 세 가지 시간 코드 : 선택, 예측, 누적의 압축
3절 | 교육체계의 통제 불가능성과 가속의 자기강화 구조 : 구조적 불확실성과 체계 내 운동성
4절 | 입시가속체제는 IB를 품을 수 있는가 : 체계의 자기준거성과 외부 대안의 파열
제4장 입시가속체제의 여섯 가지 병리
1절 | 존재의 소외 : 타자와의 공존을 외면하는 교육
2절 | 자기연출성의 지배 : 성과가 존재를 대체
3절 | 의례의 붕괴와 서사의 위기 : 반복 없는 학교, 기억 없는 배움
4절 | 감응과 공명의 소멸 : 반응 없는 교실, 감정 없는 수업
5절 | 관리적 리더십의 강화 : 학교는 감정을 통제하는 조직
6절 | 존재 가능성의 계층화 : 삶의 감각조차 불평등한 사회
제5장 병리의 토대로서 시간의 문제
1절 | 시간은 중립이 아니다 : 시간의 통제와 표준화
2절 | 시간은 정치다 : 누가 시간의 흐름을 결정하는가
3절 | 시간 식민화의 구조 : 압축, 선형화, 최적화
4절 | 여섯 가지 병리의 시간 구조 분석 : 왜곡된 시간의 윤리
제1부 사유의 혈관들
제2부 가속학교 - 가속되는 학교, 소진되는 존재
제1장 가속의 교실 : 시간에 쫓기는 배움
1절 | 교육과정 구조의 압축화 : 진도표와 지식의 단속적 배치
2절 | 교수-학습의 다중작업화 : 멀티태스킹 교사, 분절된 학생
3절 | 수업 시간의 단위화와 감정의 배제 : 정서 없는 수업 설계
4절 | 배움의 여백 없음 : 느림의 삭제와 집중력의 해체
제2장 가속의 평가 : 숫자가 교육을 점령하다
1절 | 기다림 없는 평가와 지연된 이해의 제거 : 즉각성과 정량성의 평가 체계
2절 | 루브릭과 지표 중심의 수업 피드백 체계 : 표준화된 피드백과 수업 감시 구조
3절 | 성취 기준과 학습 표준화의 시간정치학 : 교육과정의 역량화와 시간의 통제
4절 | 자기연출성과 내면화된 성과주의 : 학생 주체의 성과 내면화 구조
제3장 가속의 조직 : 의사 결정과 리더십의 자동화
1절 | 속도의 규범화 : 빠른 회의, 즉각적 결재의 조직 문화
2절 | 지침 공화국 : 창의성 없는 위계적 정렬과 자율성의 붕괴
3절 | 업무량 경쟁과 교사의 자율성 침식 : 교사의 책무성 강화와 주체성 약화
4절 | 리더십의 감응 부재 : 통제와 피로의 일상화
제4장 가속의 문화 : 존재가 삭제된 학교
1절 | 루틴의 속도화와 감정의 무시 : 일상의 자동화와 정서 소외
2절 | 공감 없는 관계, 자동화된 상호작용 : 관계성의 기술화와 감정의 탈배치
3절 | 예측 가능한 학생, 규격화된 교사 : 데이터 기반 분류와 행동 표준화
4절 | 의미 없는 행사와 정체성의 불안정 : 서사 없는 의례와 소진되는 소속감
제5장 가속학교와 학교 민주주의의 위기 : 관료제의 시간정치학
1절 | 시간의 행정화 : 통제된 흐름과 예측 가능한 시간의 폭력
2절 | 규칙과 형식의 우선성 : 판단 불능의 조직과 ‘절차적 시간’의 팽창
3절 | 시간의 표준화와 교사의 자율성 침식 : ‘동기-과정-성과’의 정량적 시간 구조
4절 | 정책-집행의 시간 분리 : 결정은 빠르고 실행은 지연되는 시간의 비대칭성
5절 | 시간 없는 참여, 감시로 변한 자율 : 반민주주의적 시간 구조의 교육적 폐해
제2부 사유의 혈관들
제3부 - 초가속학교 : 겸허하지 않은 기술과 현장의 비명
제1장 AI 디지털 전환과 초가속학교
1절 | 초가속화 : 기술 가속이 학교에 떨어뜨린 충격파
2절 | 알고리즘 진도표가 된 교육과정 : 계획-실행 자동화와 교육의 비인간화
3절 | 프로파일링이 된 교수-학습 : 예측 가능한 학습자와 자동화된 교사의 역할
4절 | 추적, 자동화, 정답 중심의 감시 체계로서 평가 : 기술의 통제성과 주체의 데이터화
5절 | 사라진 숙의와 플랫폼화된 학교 : 플랫폼 기반 거버넌스와 민주주의의 소멸
제2장 개별 맞춤형 교육 담론의 역설
1절 | 개별화 교육 담론의 기원과 정치성 : 특성화와 표준화의 모순 구조
2절 | 기술적 개별화의 시간정치학 : 예측, 최적화, 리듬 해체의 시간 구조
3절 | 초가속사회에서 역량 담론의 이중 작동 : 자기조절성과 관리 가능한 주체의 생산
4절 | ‘학습자 중심’이라는 패러독스 : 개별화된 통제와 통합된 자기규율
5절 | 교육의 윤리를 다시 묻다 : 능력주의, 공공성, 기술정치학
제3부 사유의 혈관들
제4부 - 느린학교 : 시간주권을 되찾는 교육
제1장 시간의 주권적 전환
1절 | 시간역량 논의의 부상과 기술주의적 함정 : ‘시간을 다룰 힘’은 누가 설계하는가
2절 | 시간권리 담론의 보호주의적 한계 : 타인의 시간에 개입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
3절 | 시간주권의 개념 정의 : 주권, 권능, 자기시간
4절 | 교육에서 시간주권이 작동하는 방식 : 교육 장면에서의 시간 회복 전략
5절 | 시간주권의 다섯 가지 구성 요소 : 리듬주권, 여유주권, 의미주권, 정동주권, 행위주권
제2장 느린학교의 설계 원리
1절 | 교육의 그라운드 제로를 다시 묻다 : 존재의 회복을 위한 출발점으로서 학교
2절 | 비동시성의 동시성 : 서로 다른 시간들이 공존하는 교육 공간
3절 | 느린학교라는 새로운 가능성 : 속도가 아닌 존재의 리듬을 중심에 둔 학교 실험
4절 | 느린학교의 여섯 가지 전환 원리 : 관계, 감정, 리듬을 회복하는 교육적 구조화
5절 | 느린 민주주의의 설계 원리 : 감응, 숙의, 참여의 시간 구조를 설계하는 공교육
제4부 사유의 혈관들
마무리/ 느린 교육 선언
저자소개
책속에서
입시가속체제란 단순히 대학 입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의 전 과정이 미래 성취를 증명하기 위해 현재를 끊임없이 압축하고 조정하는 구조를 가리킨다. 수업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훈련이 되고, 배움은 포트폴리오와 기록물로 환원된다. 삶의 흐름은 멈추고 존재의 리듬을 잃어버린다. 현재는 미래의 성취를 위해 희생되고, 배움은 내면적 변형이 아니라 외부적 평가를 위한 퍼포먼스가 된다.
이 입시가속체제 위에 세워진 것이 바로 오늘날의 가속학교다. 가속학교는 수업, 평가, 행정, 관계, 의사 결정의 모든 층위에서 가속을 내면화한 구조이다. 학교는 느림, 머무름, 울림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신 빠른 결과, 빠른 성과, 빠른 성장만을 요구한다. 학생은 존재하기보다 준비되어야 하고, 교사는 살아 있기보다 실적을 만들어야 하며, 교장은 사유하기보다 정상성을 입증해야 한다. 존재는 과업화되고, 감정은 절차화되며, 관계는 지표화된다.
가속학교는 단순히 빠른 학교가 아니다. 그것은 존재를 증명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허락하지 않는 구조다. 학생은 점수와 스펙으로, 교사는 수업안과 실적으로, 교장은 보고서와 성과 지표로만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이 속도와 증명의 구조 속에서, 존재는 얇아지고 삶은 소외된다. 누구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누구도 울림을 요구하지 않는다. 모두가 빠르게, 효율적으로, 조용히 살아남아야 한다.
- 〈책을 펴내며〉
불평등의 정치화란 단지 비판적 교육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정서적 고립을 감정적 연대로 바꾸는 기술이며,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인지적 전환의 계기다. 교실에서 나의 실패가 ‘나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되는 순간, 학생은 자기 존재를 다시 정의할 수 있다. 그것이 배움의 시작이다. 시험에서 뒤처진 학생, 가정에서 돌봄을 감당하느라 지친 학생, 말이 느려 오해받는 친구에게 “문제는 너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균등하지 않은 조건을 당연하게 여긴 데 있다”고 말해 줄 수 있을 때, 교육은 불평등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사유하게 만든다. 그 순간, 교실은 존재를 해명하는 장소가 되고, 배움은 사회의 구조를 다시 묻는 윤리적 행위가 된다. 불평등을 이해하고 말할 수 있어야만 공동체는 진정한 공정을 상상할 수 있다.
(……)
결국 교육의 재정치화는 단지 제도 개편이나 입시 구조 변경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불평등을 사유할 수 있는 언어, 감정을 교환할 수 있는 관계, 다름을 함께 품을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는 일이다. 교육이 다시 민주주의가 되기 위해서는 불평등을 제거하려는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것을 보이고, 말하고, 감당하는 윤리적 용기가 필요하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교육을 통해 불평등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 속에서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배워 나갈 수 있다. 그 학습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진짜 이름이다.
- 그라운드 제로 - 한국 교육을 다시 묻는 자리, 〈3절 | 민주적 불평등의 심화 : 능력주의의 역설〉
입시가속체제는 하나의 제도를 넘어서서, 사회 전체가 입시를 중심으로 시간과 리듬을 조직하는 방식이다. 이 체제는 단지 고등교육 진입을 위한 경쟁이 아니라 유아기부터 대학 이후까지 이어지는 전 생애적 압축의 연쇄를 만들어 낸다. 학생은 ‘언제부터 입시 준비를 시작했는가’로 구분되고, 학교는 ‘얼마나 빨리 결과를 내는가’로 평가된다. 입시는 미래의 좌표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줄 세우는 통제 기술로 작동한다. 이 체제 속에서 시간은 항상 부족하며, 존재는 항상 미달 상태로 규정된다.
입시가 제도였을 때는 그것을 바꾸는 일이 제도 개혁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입시가 질서가 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질서는 일상의 감각을 통해 체화되며, 대안 가능성 자체를 상상하지 못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학부모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사교육을 시작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고등학생은 시험이 끝난 날에도 다음 모의고사를 준비하며 불안해한다. 이때 입시는 더 이상 준비의 대상이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 된다. 삶은 계획되고 압축되며, 배움은 성취의 전제로 환원된다.
- 제1부 - 입시가속체제와 시간정치, 〈제2장 | 입시가속체제의 형성과 고착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