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디자인/공예 > 디자인이야기/디자이너/디자인 실기
· ISBN : 9788970597089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13-11-01
책 소개
목차
글을 시작하며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_ 도올 김용옥
1장 오래된 것에서 찾은 위대한 디자인
_선비의 책상, 승려의 책상, 무슬림의 책상
_춤추는 두루미
_호랑이 요강과 마르셀 뒤샹의 샘
_지속되지 않은 ‘지속 가능한’ 디자인
_평범하고 소박한 것의 위대함
_추사의 편집디자인
_아주 작은 방
_오래된 모던
2장 오래가는 디자인
_가득함을 경계하라
_조화로운 디자인
_나전칠기 리바이벌
_무거우면 둘러메고 가라
_아이 사랑이 빚어낸 명작
_새 토테미즘
_5만 원짜리 디자인
_한옥마을에서 한옥을 찾다
3장 남아 있는 것과 사라진 것
_부활한 승리의 여신 나이키
_루이뷔통, 전통과 혁신을 말하다
_빈티지 룩과 밀리터리 룩
_국민차 비틀
_자전거로 그린 도시 코펜하겐
_빛의 신전
_오래된 물건
_살이 디자인
글을 마치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요강은 결코 예술가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다. 당연히 예술이고 싶어 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예술을 극구 부정한 것도 아니다. 더욱이 그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말하자면 생활의 한 도구가 경지에 이른 것뿐이다. 그러한 단계를 우리는 예술이라고 부른다. 예술에 대한 다양한 개념 정의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삶을 위한 예술은 있어도 예술을 위한 삶은 없다는 것이다. 달콤함을 정제한 것이 설탕이며, 감칠맛을 극대화한 것이 인공감미료다. 정제된 된 미로서의 예술이나 극대화된 맛으로서의 조미료 따위보다 건강하고 온전한 삶을 위한 투박한 재료, 소박한 정신이 필요한 시절이다. 화려하든 소박하든 간에 그 대상이 나의 삶을 체감할 수 있게 해줄 때라야 더 친근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뒤샹의 ‘변기로 만든 샘’보다는 아무개의 ‘요강으로 만든 호랑이 새끼’에 더 정이 간다.
- 호랑이 요강과 마르셀 뒤샹의 샘
21세기 문화중심 시대가 도래했다고 모두들 목청을 높인다. 전통을 오늘에 되살리고 우리의 고유성을 빛내며 세계적인 보편성을 획득하자는 구호 역시 지루할 만큼 반복되고 있다. 새삼스럽게 전통의 형식에 대해 말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적어도 ‘정체성’, ‘전통’, ‘고유성’이라는 것이 과거에 완료된 것을 오늘에 재현하는 것이 아님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오늘의 정서와 관점이 반영된 현재 진행형의 모습으로 나타나야 한다. 백자 병은 철화로 표현된 끈 무늬의 뛰어난 조형성이나 병의 형태미만 가지고 사랑받는 것이 아니다. 설령 그 무늬나 형상이 아름답다고 한들 그것이 옷에도 잘 어울릴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그 형상을 재현한다고 해서 전통을 오늘에 되살리는 것은 더욱 아니다. 백자 병의 디자인은 삶과 결부되어 있는 익살이요, 유희다.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삶을 관조하고 일상을 즐기라는 의지를 표상한다. ‘무거우면 둘러메고 가라’는 메시지가 바로 백자 병의 디자인 콘셉트이자 매력 포인트인 것이다.
- 무거우면 둘러메고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