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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70753089
· 쪽수 : 126쪽
책 소개
목차
1. 숨결이 나에게 닿을 때
소리의 집 / 그 노인이 지은 집 / 귀뚜라미, 그 소리 / 그녀의 실 감기 / 나무의 결을 더듬다 / 곶감을 깎는 일 / 국화가 피는 것은 / 씨앗이 되기까지 / 은행잎 지는 날 / 대서소가 있는 골목 / 처마 끝 빗방울 / 고목을 흔드는 새 / 꽃잎 그리는 사람 / 늦은 답장 / 겨울 산
2. 어디로 갔을까
상처가 부르느 사람 / 구멍에 들다 / 오래 바닷가를 걸으면 / 나팔꽃씨를 묻어 놓고 / 저수지에 갔었네 / 지게와 작대기 / 늦은 밤의 약수터 / 사람 없는 집 / 새벽을 깨운 문자 / 비 오는 바닷가 / 강아지풀 / 만리포에 가다 / 사람 없는 집 2 / 수몰 지구 / 배웅을 다녀오다 / 집들의 뿌리 / 어부동에 갔었네 / 터미널에서 낚시질
3. 바람과의 대화
탈해사 가는 길 /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 지도를 그리는 물 / 구름 없는 절 / 천일장에 묵다 / 소나무 밑에 잠들면 / 어떤 방생 / 버들 방앗간 / 바람의 무늬 / 물의 마음 / 가벼운 바위 / 뿌리에 대한 단상 / 풍경 소리 / 구절사에 가려면 / 바람의 대답 / 봄이 보내 온 편지
4. 다시 일어서는 사람
감자의 몸 / 늦게 피운 꽃 / 닭장 속의 닭처럼 / 소리의 무덤 / 마늘처럼 맵게 / 일곱 살 / 교차로 앞 / 바지락 맛을 잃다 / 실업의 날들 / 희망에 부딪혀 죽다 / 헌책방에서 사온 시집 한 권 / 길 잃은 사람 / 꿈에서 시 쓰기 / 감기가 오셨다 / 별을 본다 / 자위
- 길상호의 시세계 / 이혜원_침묵의 집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 있으면
낮 동안 바람에 흔들리던 오동나무
잎들이 하나씩 지붕 덮는 소리,
그 소리의 파장에 밀려
나는 서서히 오동나무 안으로 들어선다
평생 깊은 우물을 끄러다
제 속에 허공을 넓히던 나무
스스로 우물이 되어 버린 나무,
이 늦은 가을 새벽에 나는
그 젖은 굼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그때부터 잎들은 제 속으로 지며
물결로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너도 이제 허공을 준비해야지
굳어 버린 네 마음의 심장부
파낼 수 있을 만큼 나이테를 그려봐
삶의 뜨거운 눈물이 떨어질 때
잔잔한 파장으로 살아나는 우물,
너를 살게 하는 우물을 파는 거야
꿈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면
몇 개의 잎을 발자국으로 남기고
오동나무 저기 멀리 서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