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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0909080
· 쪽수 : 388쪽
· 출판일 : 2012-10-08
책 소개
목차
인형사의 집
집 지키는 사람
즐거운 나의 집
산골 마을
거주지 불명
리뷰
책속에서
그리고 몇 년쯤 지난 어느 날의 일이었다.
지하실에는 몇 번째인가의 석고상이 완성되어 있었고, 그는 그날도 그녀와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전날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대화에 열중할 수가 없어서,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었지만 쉬기로 했다.
침대에 들어 꾸벅거리는 동안에 그는 악몽을 꾸었다. 지진이 일어나 석고상이 쓰러지는 꿈이었다. 그녀는 쓰러지면서 입술을 살짝 움직여 그의 이름을 중얼거렸고, 그런 다음 산산조각이 나 바닥에 흩어졌다.
그는 퍼뜩 일어나 비틀거리며 침실을 나갔다. 아까 지하실을 나올 때에 그녀를 제대로 침대에 눕혔는지 걱정이 되어서였다.
괜찮았다. 그녀는 침대 속에 있었다. 전날 새로 산 깃털 이불도 어깨까지 덮고 있었다. 안심한 그는 지하실을 나가며 그녀에게 잘 자라는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
그때 그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입술에서 온기가 전해져온 느낌이었다. 열이 있어서 감각이 이상해진 것일까?
분명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나가려다가 아까의 꿈이 떠올라 걸음을 멈추었다. 꿈속에서는 그녀가 쓰러지면서 입술을 움직였다.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 이것은 예지몽이 아닐까?
그는 이불을 걷고 긴장하면서 그녀의 팔에 손을 대어보았다.
따뜻함이 느껴졌다. 잠옷 소매를 걷어 올려 피그말리온이 그랬던 것처럼 그녀의 팔 안쪽을 자신의 손가락 끝으로 눌러보았다. 피부 속으로 그의 손가락이 파고들었다.
그는 멍하니 있다가 마침내 눈물을 떨어뜨렸다. 아이처럼 흐느껴 울면서 마침내 생명이 깃든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
-16쪽 인형사의 집 중에서
"안에는 더 엄청난 보물이 있을 거야. 탐정단이 조사할 의무가 있어."
그런 소리를 중얼거리며 허리를 숙이고 현관으로 다가갔다.
곳짱은 진심이었다. 현관 포치에 도착해 어린 단원을 향해 이렇게 속삭였다.
"노크해서 응답이 있으면 곧장 도망간다. 대답이 없으면 열려 있는 창을 찾아서 숨어들자."
그리고 그는 커다란 문에 달린 금색 노커를 두드렸다. 나는 응답이 있기를 기도했고, 또 응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현관 앞에 차가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번을 두드려도 세 번을 두드려도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곳짱은 대담한 웃음을 지으며 현관 포치에서 테라스로 가서 바닥까지 닿은 커다란 창문에 손을 댔다. 찰칵하는 소리가 나고, 창은 어이없이 바깥쪽으로 열렸다. 그는 신을 신은 채로 주저 없이 실내로 침입한 뒤 이쪽을 향해 손짓했다. 사토루가 따라가는 바람에 나도 뒤따랐다.
-40쪽 쪽 인형사의 집 중에서
"이분이 고인?"
침대 위에 파자마 차림의 여성이 누워 있다. 얼굴은 푸르뎅뎅하게 부어 있었다. 아래윗니 사이로 혀끝이 보인다. 피부는 그렇게 노화되지 않았고 나잇대는 마흔 전으로 판단되었다.
"발견 당시에는 이렇게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침대 위에 있던 짙은 밤색 나이트캡을 손에 들고 있던 호소 카와가 그것으로 피해자의 안면을 덮었다.
"사고라고 하면 자는 동안에 나이트캡이 돌아가서 코와 입을 막았다는 겁니까?"
기쿠치는 장갑을 끼고 나이트캡에 손을 뻗었다. 나이트캡은 비닐로 되어 있었다. 이탈리아 유명 브랜드의 로고가 찍혀 있다.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
"하지만 제삼자가 호흡을 방해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네요."
"아니, 그게 말이야. 살짝 들었는데, 집 안에는 고인 혼자 있었고 밖에서는 들어올 수도 없었던 것 같아."
"언제쯤 돌아가셨지?"
나카자와가 묻는다.
"대충 봐서 사후 일곱 시간 내지 여덟 시간 경과했을까요."
"지금 몇 시야?"
"10시 조금 넘었으니까, 죽은 것은 오전 2시부터 3시 사이입니다."
"성교 흔적은?"
"없습니다."
"외상은?"
"그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역시 사고겠네."
"겉으로 보면 별로 의심스러운 점은 없습니다. 일단 해부를 해봐야겠지만요."
"침대 위는 흐트러져 있지 않네. 실내도 어질러지지 않았고.외부에서 출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니까 사고네, 사고야. 사고로 처리하자고. 내일 난 비번이란 말이다."
나카자와는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피해자의 얼굴에서 나이트캡을 벗기고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어두워. 기쿠이케, 불 좀 켜봐."
-86쪽 집 지키는 사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