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철학
· ISBN : 9788971058541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2-01-30
책 소개
목차
서문
제1장 도(道)
『근사록』에 담긴 ‘학문’의 구상_한형조
제2장 공부
생명의 의미에 대한 자각과 실천_이창일
제3장 가족
가족의 주자학적 구상_이숙인
제4장 공동체
공동체주의 윤리를 통해 본 주자학의 『근사록』_이동희
제5장 정치
무위와 유의, 자연과 인간 사이에서_최진덕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는 성인의 경지를 범인들이 추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없다. 새로운 유학이 제시하는 학문의 목표는 고원하고 비현실적인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회의적인 시선은 일반적인 것으로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유학의 역사에서 성인이 몇이나 있는지, 거의 없다면 성인이 되는 성학이란 이념뿐인 공허한 허상인지, 의심과 회의는 줄어들 줄 모른다. 과연 성학은 현대에는 필요 없는 학문이 되었는가? (......)
『근사록』에서 말하는 학문을 성취한 사람, 곧 성인·현인·군자 등에 대한 설명은 언어의 상이함을 넘어서서 바라보면, 상당 부분 ‘자아실현(self-realization)을 한 사람’들이 가진 특징을 기술하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자아실현이라는 개념은 심리학적 개념이며, 더 구체적으로는 인본주의심리학자인 매슬로(A. H. Maslow)의 정의에 입각하고 있다. (......)
성인과 자아를 실현한 사람들에 대한 두 담론 체계의 차이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차원에서 보면 큰 것 같지 않다. 오히려 두 체계의 공통점은 ‘건강’, ‘(인격의) 성숙’ 등에서 묶여질 수 있을 것이다.
- 제1장 도(道) 근사록에 담긴 학문의 구상 중에서
주인의 정중한 초대가 없는데 스스로 손님이 되고자 해선 안 되는 것처럼 현자도 군주가 ‘경(敬)을 다하고 예(禮)를 다하지’ 않는데 ‘스스로 나아가 군주에게 (벼슬을) 구할 수는 없다.’ ‘경을 다하고 예를 다하기’를 군주에게 요구하는 것은 현자 자신의 자존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군주의 마음이 ‘덕을 높이고 도를 즐기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현자 자신처럼 ‘덕을 높이고 도를 즐기는’ 군주라야 역사세계에서 함께 유위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만약 군주가 ‘덕을 높이고 도를 즐기는 마음’이 없다면 현자에 대해 ‘경을 다하고 예를 다하지도’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현자는 군주가 도덕에 뜻이 없음을 알아차리고 즉각 정치 참여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
문제는 도덕을 가슴에 품고 때를 기다리는 현자도 드물지만, 현자와 꼭 같은 도덕을 가슴에 품고 ‘경(敬)을 다하고 예(禮)를 다하여’ 현자를 불러주는 군주는 더욱더 드물다는 점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설령 그런 현자가 있고 그런 군주가 있어서 그들이 천재일우의 호기를 맞는다 하더라도, 그들 모두 유위의 인간세계가 아니라 무위의 자연세계에 속해 있어, 인욕과 계교와 작위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도덕을 가슴에 품은 군주와의 만남을 역사 참여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한다면 현자는 늘 세속의 역사세계 바깥에 머물러 있어야 할지 모른다. 그 전제 조건은 실은 현실적 역사 참여가 아니라 낭만적 자연도피 혹은 내면 도피를 위한 명분에 불과할지 모른다.
- 제2장 공부 생명의 의미에 대한 자각과 실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