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사유의 기호

"당신은 왜 시(詩)를 쓰는지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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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ure Credits

1. 미카엘 광장에 세운 시대정신 ㅣ 아돌프 로스와 로스 하우스
2. 이상주의자가 빚은 기념비 ㅣ 주세페 테라니와 코모 파시스트의 집
3. 슈투트가르트에서 일어난 혁명 ㅣ 바이센호프 주거단지
4. 아름다운 건축 산책로, 서구주택의 완성 ㅣ 빌라 사보아
5. 진실의 건축 ㅣ 르 토로네 수도원과 라 투레트 수도원
6. 태양의 도시 ㅣ 르 코르뷔지에의 찬디가르
7. 마음의 풍경 ㅣ 한스 샤로운의 베를린 필하모니 홀
8. 시적 진실로 이룩한 20세기의 건축의 대혁명 ㅣ 베를린 국립미술관 신관
9. 침묵의 메시지 ㅣ 루이스 칸과 루이스 바라간의 건축정신
10. 벵갈의 빛과 침묵 ㅣ 루이스 칸과 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
11. '큰 기술'이 만든 '반(反)건축' ㅣ 파리 퐁피두 센터의 시대적 성취
12. 세계를 향해 열린 창 ㅣ 요한 오토 폰 스프렉켈슨의 라 그랑 아르세
13. 건축과 기억 ㅣ 프랑크푸르트 뢰머 광장과 쉬른 미술관
14. 지식의 도시 ㅣ 프랑스 국립도서관
15. 귀엘 공원의 재발견 ㅣ 안토니오 가우디의 이상도시
16. 성서적 풍경 ㅣ 시구르트 레베렌츠와 우드랜드 공동묘지

나는 이 건축을 목도한 순간 끊임없이 떠오르던 의문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우리가 애초에 사랑하던 비움과 여백의 아름다움이 왜 우리의 도시에 더 이상 남아있지 못하고 저렇게 먼 이방의 지역에 가 있을까. 우리의 도시는 언제까지 경제적 수치의 환상에 매달려 서양인이 가져다준 물질의 논리로 무장한 채, 오로지 채움의 번잡함에 시달려야 하나. 우리의 도시에 '미래에의 전망'은 과연 있는가. 왜 자꾸만 도시는 얼룩덜룩한 벽체로 닫히고, 그 속에 우리의 아름다운 삶은 가두어지는가. 비움으로써 미래를 채운 이 본질적 공간의 건축을 보면서, 우리는 이 시대 이 땅에 서 있는 우리의 도시와 건축이 가져야 하는 고마운 교훈을 얻는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