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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72755111
· 쪽수 : 844쪽
· 출판일 : 2020-06-08
책 소개
목차
Ⅰ. 카프카에 의해 출판된 책들과 작품들
1. 관찰(1912)
국도 위의 아이들/어느 사기꾼의 가면을 벗김/갑작스러운 산책/결심들/산속으로의 소풍/총각의 불행/상인/멍하니 밖을 바라봄/집으로 가는 길/뛰어 지나가는 사람들/승객/옷/거절/경마 기수들을 위한 숙고/골목길로 난 창/인디언이 되고 싶은 소원/나무들/불행함
2. 선고(1913)
3. 화부(1913)
4. 변신(1915)
5. 유형지에서(1919)
6. 어느 시골 의사 (1919)
신임 변호사/어느 시골 의사/맨 위층 싸구려 관람석에서/한 장의 고문서/법 앞에서/자칼과 아랍인/광산의 방문객/이웃 마을/황제의 칙명/가장의 근심/열한 명의 아들 /형제 살해/한바탕의 꿈/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7. 어느 단식 광대(1924)
최초의 고뇌/어느 작은 여인/어느 단식 광대/요제피네, 여가수 또는 쥐의 종족
Ⅱ. 카프카에 의해 책으로 발간되지 않고 잡지와 신문에만 발표된 작품들
기도자와의 대화/술주정꾼과의 대화/큰 소음/양동이 탄 사내
Ⅲ. 카프카 사후 유고집에 수록된 단편들
어느 투쟁의 묘사/시골에서의 결혼 준비/시골 학교 선생/중년의 노총각 블룸펠트/다리/사냥꾼 그라쿠스/만리장성의 축조 때/마당 문을 두드림/이웃 사내/어느 튀기/일상적인 혼란/산초 판자에 관한 진실/세이렌들의 침묵/프로메테우스/도시의 문장/포세이돈/공동체/밤에/거부/법에 대한 의문/징병/시험/독수리/키잡이/팽이/작은 우화/귀가/돌연한 출발/변호사/어느 개의 연구/부부/포기하라!/비유들에 관하여/굴
옮긴이의 말
프란츠 카프카 연보
리뷰
책속에서
게오르크는 쫓기듯이 방을 나왔다. 그의 귓전에는 아버지가 뒤에서 침대 위로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층계에서 그는 계단을 마치 경사진 평면을 가듯이 달리다가 하녀와 부딪쳤다. 아침 청소를 하려고 올라가는 참이었던 그녀는 “맙소사!” 하고 소리치며 앞치마로 얼굴을 가렸지만, 그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는 문을 뛰어나와 차도를 지나 강으로 달려갔다. 그는 굶주린 자가 음식물을 잡듯이 난간을 꽉 잡았다. 소년 시절에는 부모가 자랑스러워하는 뛰어난 체조 선수였던 그는 그때와 같은 체조 솜씨로 난간을 훌쩍 뛰어넘었다.
점점 힘이 빠지는 손으로 아직 난간을 잡은 채 그는 난간 기둥 사이로, 자기가 물에 떨어지는 소리를 쉽사리 들리지 않게 해 줄 것 같은 버스를 보면서 “부모님, 전 항상 부모님을 사랑했습니다” 하고 나지막이 외치면서, 떨어졌다.
그 순간 다리 위는 자동차의 교통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 「선고」에서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침대 속에서 엄청 큰 섬뜩한 해충으로 변해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갑옷처럼 딱딱한 등을 대고 누워 있었는데, 머리를 위로 약간 들어 올릴 때마다 불룩하게 솟은 갈색의 배가 활 모양으로 휜 뻣뻣한 각질의 마디들로 나뉘어 있는 것이 보였다. 배 위에는 이불이 금방이라도 주르륵 미끄러져 내릴 것 같은 모습으로 아슬아슬하게 덮여 있었다. 나머지 몸뚱이에 비해 형편없이 가느다란 수많은 다리가 그의 눈앞에 어른거리며 속수무책으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하고 그는 생각했다. 꿈은 아니었다. 약간 너무 작다는 점 말고는 사람 사는 방으로 나무랄 데 없는 제대로 된 그의 방이 낯익은 네 벽에 둘러싸인 채 아무 일 없다는 듯 조용히 거기 있었다.
- 「변신」에서
“그에게까지 알릴 필요는 없습니다. 판결 내용을 몸소 직접 체험하게 될 테니까요.” 탐험가는 이제 말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죄수의 눈길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죄수는 탐험가에게 장교가 방금 전에 했던 말을 시인할 수 있는가 없는가 여부를 묻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탐험가는 이미 뒤로 젖혀져 있던 몸을 다시 앞으로 구부리고는 이렇게 물었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종류의 선고를 받았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요?”
“그것도 모릅니다.” 장교는 말하면서 마치 탐험가에게서 어떤 특별한 의견이 피력되기를 고대하기라도 하듯이 탐험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탐험가는 이마를 만지며 말했다. “그렇다면 저 사람은 지금까지도 자신의 변호가 얼마나 받아들여졌는지도 모르고 있겠군요?”
“변호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 「유형지에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