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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72759850
· 쪽수 : 580쪽
책 소개
목차
『가로등, 밤 그리고 별들』
가로등의 꿈 / 저녁 노래 / 함부르크에서 / 전설 / 비 / 입맞춤 / 아랑카 / 이별 / 폭풍 서곡 / 조개들, 조개들 / 바람과 장미 / 잿빛 빨강 녹색 대도시의 노래 / 대도시 / 골동품들
『민들레』
내맡겨진 사람들
민들레 / 까마귀들은 저녁이면 집으로 날아든다 / 허공에, 밤에 목소리들이 있다 / 지붕 위의 대화
도중에
이별 없는 세대 / 오후와 야간의 열차 / 제발 있어줘요, 기린 씨 / 지난 일이다, 다 지난 일이다 / 도시
도시, 도시 : 하늘과 땅 사이의 어머니
함부르크 / 빌브로크 / 엘베강
「문밖에서」
『이번 화요일에』
눈 속에, 깨끗한 눈 속에
볼링장 / 네 명의 병사 / 그 많고도 많은 눈 / 나의 창백한 전우 / 예수는 이제 함께하지 않는다 / 고양이가 눈밭에서 얼어 죽었다 / 밤꾀꼬리가 노래한다 / 세 어두운 왕 / 라디 / 이번 화요일에
그리고 아무도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이 커피는 무슨 맛이라고 콕 집어 말할 수 없다 / 부엌 시계 / 그녀는 아마도 장밋빛 속옷을 입었을 거야 / 우리의 꼬마 모차르트 / 캥거루 / 밤에는 쥐들도 잠잔다 / 그도 그 전쟁들에 화가 많이 났었다 / 오월에, 오월에 뻐꾸기는 울부짖었다 / 길고 긴 도로를 따라서
유고 시
동요童謠 / 해보라 / 시 / 러시아에서 온 편지 / 달이 거짓말을 한다 / 새 / 슈타인후트 호수 근처 어느 술집 창가에서 / 밖에서 / 겨울 저녁 / 밤에 / 밤 / 사랑의 노래 / 사랑의 시 / 이별 / 열대 과일
유고 단편
작가 / 쉬쉬푸슈 / 저 위부터 저 위까지 / 빵 / 신의 눈 / 이것이 우리의 선언이다 / 독본讀本 이야기 / 그러면 답은 딱 하나뿐이다!
옮긴이의 말
볼프강 보르헤르트 연보
추천사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신도 없이, 머물 공간도 없이, 약속도 없이, 확신도 없이, 내맡겨지고, 내던져지고 버림받은 채 살고 있다. 우리는 안갯속에서 길을 잃은 채, 코와 귀와 눈의 물결 속에서 얼굴 없이 서 있다. 밤에 우리는 메아리도 없이, 바람이 부는데 돛도 선판도 없이, 창문도 없이, 우리가 드나들 문도 없이 서 있다. 어둠 속에 달도 없고, 별도 없이, 초라하고 폐결핵에 걸린 것처럼 창백한 가로등 불빛에 속아서. 우리는 대답 없이 있다. 예라는 말도 없이. 고향도, 도와줄 일손도 없이, 무정하게, 온통 어둠에 싸여. 어둠에, 안개에, 무자비한 나날에, 문도 없고 창도 없는 어둠에 내맡겨진 채로._지붕 위의 대화
우리는 이 세상에서 만나 서로 더불어 사는 동포가 된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슬그머니 빠져나간다. 우리는 속박도 없고, 머무름도 없고, 이별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슴의 외침이 두려운 까닭에, 마치 도둑처럼 슬그머니 사라져버리는, 이별 없는 세대다. 우리는 귀향이 없는 세대다. 우리에게는 돌아갈 수 있는 집도 없고, 가슴을 맡길 만한 사람도 없으니까. 이렇게 우리는 이별도 없고 귀향도 없는 세대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우리는 도착의 세대다.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별 위에, 새로운 삶 속에 다다른 도착으로 가득 찬 세대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태양 아래, 새로운 가슴에 다다른 도착으로 가득 찬. 어쩌면 우리는 하나의 새로운 사랑, 하나의 새로운 웃음, 하나의 새로운 신에 이른 도착으로 가득 차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별 없는 세대다. 그러나 우리는 도착이 모조리 우리의 것임을 안다.
_이별 없는 세대
한 사내가 독일로 온다.
그리고 거기서 그는 아주 기막힌 영화 한 편을 본다. 그는 영화 상영 동안에 여러 차례 자신의 팔을 꼬집어야만 했는데, 그것은 자신이 깨어 있는 것인지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고 나서 그는 자기 좌우에서 똑같은 일을 겪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것이 거의 진실임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그런 다음 영화가 끝나고 허기진 배와 차디찬 두 발로 다시 거리에 설 때, 그것이 실제로 단지 매우 일상적인 영화라는 것을, 완전히 일상적인 영화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독일로 온 사내, 그들 가운데 한 사람에 관한 영화. 집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이제 집이란 것이 없기 때문에 결국 집으로 오지 못한 그들 가운데 하나. 그리고 이후에 그들의 집은 문밖에 있다. 그들의 독일은 밖에, 밤에, 빗속에, 거리 위에 있다.
그것이 그들의 독일이다.
_문밖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