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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72755593
· 쪽수 : 448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해안
2. 전쟁
3. 땅을 파는 사람들
4. 호랑이
5. 고아원
6. 불
7. 백정
8. 심장
9. 곰
10. 네거리
11. 폭격
12. 약제사
13. 강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할아버지가 말했다.
“너는 이게 그러한 순간 중 하나라는 걸 이해해야 해.”
“어떤 순간요?”
“마음속으로 간직하는 그런 순간 말이다.”
“무슨 말씀이세요? 왜 그렇죠?”
“우리는 전쟁 중이야. 이 전쟁에 관한 이야기는 모든 사람의 것이지. 날짜, 이름, 누가 그걸 시작했고 왜 그랬는지 등 전쟁에 휘말린 사람들만이 아니라 신문에 글을 쓰는 사람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정치인들, 여기에 와본 적도 없고 전에 이곳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의 것이라고. 하지만 이건 너의 것이야. 이건 너에게만 속하는 것이지. 그리고 내게만 속하는 것이야. 너와 나, 오직 우리 둘만의 것.”
“사람들은 죽을 때 두려움 속에서 죽지. 그들은 자기들이 필요한 모든 것을 네게서 가져간단다. 의사로서 네가 할 일은 그들이 필요한 것을 주면서 그들을 위로해주고 손을 잡아주는 거야. 그러나 아이들은 희망 속에서 죽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거든. 그래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손을 잡아달라고도 하지 않는 거야. 그러나 결국 그들이 네 손을 잡게 해야 해. 아이들의 경우에는 너 스스로 해야 하는 거란 말이야. 알겠니?”
“이게 뭐죠?”
그녀는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큰 소리로 물으며 샌들을 신은 발로 그의 악기 아랫부분을 건드렸다.
그가 씩 웃으며 말했다.
“이건 구슬라입니다.”
“가엾게도 작은 악기네요. 줄도 하나밖에 없고요.”
“누군가가 내일 내게 더 큰 악기를 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 외줄을 포기할 생각이 없답니다.”
“이유가 뭐죠? 이걸로 뭘 할 수 있는데요?”
루카는 잠시 얼굴이 타오르는 듯 뜨거워짐을 느꼈다.
“오십 개의 줄은 하나의 노래를 부르지만, 이 외줄은 천 개의 이야기를 품고 있답니다.”
그러자 아마나가 동전을 그의 모자에 떨어뜨리며 가만히 말했다.
“나를 위해 연주해주세요.”
루카가 목례를 하고 10분간 연주했다. 다리 위에 침묵이 깃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