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2756842
· 쪽수 : 528쪽
책 소개
목차
감사의 말·009
주요 등장인물·010
제1장 · 013
제2장 · 033
제3장 · 058
제4장 · 087
제5장 · 120
제6장 · 150
제7장 · 193
제8장 · 231
제9장 · 263
제10장 · 289
제11장 · 328
제12장 · 362
제13장 · 397
제14장 · 427
제15장 · 454
제16장 · 489
옮긴이의 말 · 522
리뷰
책속에서
바버라는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빗을 찾느라 스커트 주머니를 더듬었다. 린리라니. 플라스틱 빗을 무자비하리만큼 세게 잡아당기며 상처가 나도록 두피를 긁어대면서 그녀는 고통을 반겼다. 린리라니! 왜 그들이 자신을 사복 수사관으로 다시 불러들였는지 불을 보듯 뻔했다. 그들은 린리에게 그 사건을 맡기고 싶었다. 그런데 여자 수사관도 필요했던 것이다. 그리고 범죄수사부 여자 가운데 린리 주변에서 안전할 사람은 한 명도 없음을 빅토리아 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부서를 가리지 않고 여자들과 잠자리를 했으므로 린리 뒤에는 쓸모없어진 소모품같이 여자들이 줄줄이 남겨지곤 했다. 그는 씨받이 경주마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에 관한 모든 소문에 따르면 지구력도 대단하다고 했다. 그녀는 신경질적으로 빗을 홱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윌리엄 테이스가 섬뜩한 자세로, 190센티미터가 넘는 거구가 자궁 속 태아 비슷한 자세로 모로 누워 늘어져 있었다. 오른팔은 뭔가를 잡으려 했던 것처럼 쭉 뻗고, 왼팔은 배 쪽으로 구부러졌고, 양 무릎은 가슴을 향해 절반쯤 굽혀 있었으며, 머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그냥 아무것도 없었다. 꼭 클로텐처럼. 하지만 그 옆에 공포에 질린 채 깨어날 이모젠은 없었다. 로버타만 있을 뿐. 그리고 그녀가 내뱉은 소름 끼치는 말. “제가 했어요. 하지만 후회하지 않아요.”
머리는 외양간 한구석 축축한 건초 더미 속으로 굴러가 있었다. 그리고 신부가 그걸 보았을 때는…… 오, 주님. 헛간 생쥐의 도둑 같은 두 눈이 구멍을 통해 반짝거리고 녀석의 움찔거리는 회색 주둥이에는 피가 묻어 번뜩이고 그 작은 발은 속을 파헤치고 있질 않았나!
무無. 넓적한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곪은 여드름이 뺨과 턱을 뒤덮고 있었다. 부은 피부는 한때 아이의 외모가 어떠했든 이미 오래전에 그 모습을 지워버린 여러 겹의 지방층 위로 늘어져 있었다. 꼭 밀반죽 덩어리같이, 회색인 데다 불결했다. (……) “로버타.” 아무 반응도 없었다. “난 질리언을 찾을 거야.” 그가 일어서서 자기 이름이 수놓인 고급스러운 손수건을 사각으로 접어 주머니에 도로 집어넣었다.
웨벌리가 뭐라고 말했지? 바버라가 생각했다. ‘린리 경위와 일하다 보면 자네가 배울 점이 많을 거야.’ 이제 그녀는 알았다. 그를 쳐다볼 수 없었다. 그의 눈을 마주 볼 수 없었다.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그녀는 알아버렸고 외모에 관심 많은 상류층 속물일 뿐이라고 고집스럽게 믿었던 이 남자 안에 그런 게 존재한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