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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2757078
· 쪽수 : 576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센 강 변의 저격자
제1장 이단 카타리파의 협박장
제2장 에스클라르몽드 산장의 참극
제3장 라블라네 묘지의 총성
제4장 카르카손 성벽에 목을 맨 사람
제5장 몽세귀르 바위산의 사투
에필로그 툴루즈 병원의 단식자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뭔가요, 협박장이라는 건?”
내 질문을 받은 실뱅은 자리에서 일어나 옆방 서재에서 종이 한 장을 들고 돌아왔다.
“가케루 군, 자네도 한번 봐두는 게 좋을 거네. 우리의 발굴 계획에는 이런 악질적인 방해도 있으니까.”
나는 가케루의 손 쪽으로 얼굴을 내밀며 들여다보았다. 종이에는 짧은 문장이 타이핑되어 있었다.
피에르 로제 드 미르푸아의 보물을 노리는 자에게는 카타리파의 저주가 내릴 것이다. 묵시록의 분노가 그 머리 위에 떨어질 것이다.
<네 기사>라는 서명이 되어 있었다. 연극 같은 못된 장난이 우스워서 나는 무심코 웃고 말았다. _제1장 「이단 카타리파의 협박장」
“누가 죽었는데?”
장 폴이 고함을 지르자 젊은 헌병은 딱하게도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몰랐다. 그러더니 크게 침을 삼키고 나서 간신히 대답했다.
“아니, 경감님. 사람이 아닙니다. 죽은 건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죽은 것은 말입니다.”
“말이 죽었다……” 장 폴은 어안이 벙벙한 채 중얼거렸다.
젊은 헌병의 이야기는 이랬다. 휴가를 얻어 푸아로 갔던 말 사육 담당자인 방돌이 평소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마구간을 둘러보러 갔다. 거기서 발견한 것이 말의 사체였다. 마구간에서 사육하고 있던 말 한 필이 이마에 총을 맞고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있었다는 것이다. 헌병은 마지막에 이렇게 덧붙였다.
“죽은 것은 이 집 아가씨인 지젤 로슈포르의 백마라고 합니다.”
“흰말이?”
문 앞에서 우연히 헌병의 보고를 들은 듯한 소네 신부의 신음 소리였다. 소네 신부는 경악에 일그러진 얼굴로 무의식중에 십자가를 그으며 여전히 중얼거리고 있었다.
“어찌 흰말이…… 흰말이……” _제2장 「에스클라르몽드 산장의 참극」
“성서에 나오는 요한은 모두 세 명이오. 열두 제자 중의 한 사람이던 사도 요한과 예수에게 세례를 베푼 세례 요한은 유명하지만, 그 밖에 장로 요한이라는 인물도 등장한다오. 그런데 묵시록의 작자가 이 세 사람 중 누구인지, 아니면 이 세 사람 이외의 전혀 다른 인물인지는 지금까지도 확실하지 않소. 작자 요한이 사도 요한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지만, 루돌프 슈타이너라는 독일 신비학자처럼 세례 요한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소. 묵시록이라는 말의 의미는 알고 있나요?” 노신부는 반대로 나에게 물었다.
“비밀을 이야기하는 책을 의미한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나는 자신 없게 대답했다.
“맞아요, 아가씨. 어원은 그리스어 아포칼립스이고, 아포칼립스의 동사는 아포칼립틴인데, 이것은 ‘덮어 없애다’라는 뜻이오. 묵시록apocalypse이란 사람들의 눈에 감추어져 있는 것, 즉 비밀 교리esoterism를 덮어 제거하기 위해 쓰인 책이라는 뜻이지요. 에소테리즘의 어원은 역시 그리스어로 에소테리코스인데, ‘안쪽의’라는 뜻이오. 신비주의mysticism의 어원이 눈이나 입을 ‘닫는다’는 그리스어 동사에서 유래한다고 한다면, 아포칼립스라는 말의 의미도 분명해질 거요.” _제3장 「라블라네 묘지의 총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