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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의 죽음

외지인의 죽음

M. C. 비턴 (지은이), 문은실 (옮긴이)
  |  
현대문학
2016-07-25
  |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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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의 죽음

책 정보

· 제목 : 외지인의 죽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2757863
· 쪽수 : 252쪽

책 소개

스코틀랜드 북부의 험준한 산자락에 자리한 가상의 시골 마을 ‘로흐두’를 주 무대로 펼쳐지는 유쾌한 미스터리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이 시리즈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데는 무엇보다 매력적인 주인공 해미시를 비롯해 저마다 개성 가득한 등장인물들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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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M. C. 비턴 (지은이)    정보 더보기
본명은 매리언 채스니. 1936년 영국 스코틀랜드의 서남부 항구도시 글래스고에서 태어났다. 영국의 대표적인 대중작가로 꼽히는 그녀는 로맨스와 추리소설 분야에서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100편 이상의 역사 로맨스 소설을 본명인 매리언 채스니를 포함, 헬렌 크램프턴, 앤 페어팩스, 제니 트레메인, 샬럿 워드라는 필명으로 발표했으며, M. C. 비턴은 추리소설 작품에 쓰는 필명이다. 존스미스앤드선 서점의 소설 분야 판매원으로 일하던 비턴은 《스코티시 데일리 메일》지에서 버라이어티쇼를 평론하는 일을 제안받아 처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스코티시 필드 매거진》의 광고부서 비서직, 패션지 편집자를 거쳐 《스코티시 데일리 익스프레스》에 기자로 들어가 범죄 관련 기사를 맡았다. 동료 기자와의 결혼 후 미국으로 이주한 비턴은 남편의 일이 잘되지 않자 잠시 버지니아주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기도 했지만 곧 유명한 가십 타블로이드지 《스타》에 부부가 함께 자리를 얻어 뉴욕으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비턴은 전업 작가로 변신해 역사 로맨스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스코틀랜드의 최북단 서덜랜드를 여행하던 중 비턴은 첫 번째 해미시 맥베스 이야기를 떠올리고 본격적으로 추리소설 집필에 전념했다. 1985년 『험담꾼의 죽음』을 시작으로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는 현재 33번째 권까지 발표되었으며, 1995년부터 1997년까지 로버트 칼라일 주연의 BBC 스코틀랜드 텔레비전 드라마로 제작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비턴은 현재 해미시 맥베스 순경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그녀의 또 다른 주인공 탐정 <애거서 레이즌 시리즈>의 배경이 된 잉글랜드 서남부의 동화 같은 마을 코츠월드의 작은 집과 파리를 오가며 지낸다. http://www.mcbeat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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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실 (옮긴이)    정보 더보기
홍익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국내 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야구 마니아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열혈 팬이다. 특히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좋아해서, 그의 플레이를 보려고 미국으로 건너가 메이저리그 전 시즌을 관전하기도 했다. 현재는 자유기고가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 《야구 교과서》 《야구 룰 교과서》 《수비의 기술 1, 2》 《몸을 긋는 소녀》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등이 있으며, 《미드 100배 즐기기》 《위트 상식사전 프라임》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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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시노선은 수력발전소 댐 때문에 생긴 인공 호숫가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해미시가 본 가장 추한 댐 중 하나였다. 이곳은 보이는 게 전부였다. 진기하게 생긴 도로나 갈림길 같은 것도 없었다. 직선으로 쭉 뻗은 주도로가 협만까지 이어졌다. 파는 물건이 다 거기서 거기인 식료품 잡화점 네 곳과 철물점, 자동차 정비소, 공예품 상점, 호텔, 피시앤드칩스 식당, 정육점, 술집, 거대한 교회가 하나씩 있었다. 정부 보조금으로 지어진 주택 단지가 협만 건너에 구겨 넣어져 시노선의 개인 소유의 집들과 분리되었다. 그 집들은 하나같이 작고 칙칙했으며, 역시 정부가 지은 반대편 집들과 놀랍도록 똑같이 생겼다.
마을은 어찌나 황량하고 휑한지, 해미시가 언젠가 보았던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마을을 떠올리게 했다.
그럼에도 해미시는 보는 눈들이 있음을 느꼈다. 단정하게 내려진 레이스 커튼 뒤에 숨겨진 눈들.


“그러니까 우리는 바보 같은 경찰 한 명을 다른 바보 같은 경찰에게 잃은 거군요.” 주방 문가에서 상류층의 억양이 묻어나는 빈정거림이 들려왔다. “내가 얘기하겠는데 말이오, 순경. 버릇 나쁜 잡종견에게 훌륭한 정육점 고기를 먹이는 게, 뭐 범죄를 푸는 데 얼마나 마음이 있기는 한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보다 우선하더라고 당신 상관에게 편지를 쓰겠소.”
“앉으십시오, 메인워링 씨.” 해미시가 말했다. “제가 곧 응대해 드리겠습니다. 도착한 다음부터 숨 돌릴 겨를도 없었답니다.”
“내 이름은 어떻게 압니까?”
“선생님 명망이 선생님을 앞서던걸요.” 해미시가 말했다. “여기 서서 서로 불쾌한 말이나 주고받거나, 아니면 진짜 볼일을 보거나 할 수 있겠습니다. 무슨 범죄를 신고하러 오셨습니까?”
윌리엄 메인워링은 부엌 의자를 빼내 앉은 뒤 훤칠한 경찰을 올려다보았다. 그는 파이프를 꺼내 들고 정확하고도 현란한 동작으로 불을 붙였다. 해미시는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무슨 범죄냐고 물었소?” 메인워링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한 단어로 말해 주리다- 마법술.”


“요전 날에 우리 이모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앨리스터 건이 말했다. “골스피로 가는 버스에 탔는데, 새 모피 코트를 입고 있었어. 뒷자리에서 한 아이가 제 엄마한테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래. 그러고는 오렌지 냄새가 났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뭔가가 새 코트 뒤를 비비는 게 느껴지더라는 거야.”
“이런, 세상에.” 메인워링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런 일은 세상 모든 이모에게 다 일어나는 일이지. 저 언덕들만큼이나 오래된 이야기라고. 네 이모가 다음에 듣게 될 말은 이거였다고 말하려는 참이잖아. ‘그러지 마라, 아가야. 오렌지에 털이 다 묻겠다.’”
“그 말 하려던 거 아니었거든요.” 앨리스터 건이 말했다. “전혀 아니지. 완전히 다른 얘기란 말이에요.”
“그럼 뭐지?” 메인워링이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즐거운 경멸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흠, 말하지 않겠어요. 말해 봤자 듣지도 않을 테니까요.” 앨리스터가 발끈했다.
“할 수가 없다는 뜻이겠지.” 메인워링이 조소를 보냈다. “네 녀석들의 문제는 라디오에서 웬 오래된 사연이나 농담을 듣고서는 곧바로 그게 네 이모나 삼촌에게 일어난 웃긴 일이라고 마음을 먹어 버리는 거야.”
술집 문이 열리고 남자 두 명이 또 들어왔다. 앨리스터와 그의 친구는 안도하는 마음에 신이 나서 그들을 맞이했다.
“이런 빌어먹을.” 해미시가 말했다. “저 사람은 항상 저런 식입니까?”
“항상 그래요.” 매카이가 음울하게 말했다. “당신을 봤군요. 이리로 오네요.”
매카이는 그렇게 번개같이 움직이는 사람은 평생 본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 한순간 편안하게 앉아 있던 순경이 바로 다음 순간 쏜 화살처럼 문밖을 뛰쳐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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