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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역사가

일요일의 역사가

(주경철의 역사 산책)

주경철 (지은이)
현대문학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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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역사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일요일의 역사가 (주경철의 역사 산책)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88972757979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16-11-21

책 소개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역사서 읽기의 새로운 지평을 연 역사학자 주경철의 역사 산책. 정치사와 사회사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그간의 이론 위주의 역사서 서술 방식과 달리 일반 대중들도 충분히 흥미롭게 할 새로운 시도로 기획된 역사서이다.

목차

프롤로그

01 신의 무지amathia 인간의 체념諦念
: 에우리피데스의 『바카이』

02 이븐 바투타의 주유천하周遊天下
: 이슬람 초超문명권

03 광기에 찬 차르
: 이반 뇌제의 러시아 만들기

04 신은 목마르다
: 아스테카 제의와 기독교의 만남

05 치즈와 구더기
: 큰 세상을 작게 보기

06 마녀에게 가하는 망치
: 악惡의 고전

07 바타비아
: 유럽 문명의 무덤

08 카사노바
: 계몽주의 시대의 사랑의 철학자

09 고양이와 여인
: 근대 유럽의 저항 문화

10 문명의 어두운 빛
: 아프리카와 서구의 조우

11 밤과 안개
: 홀로코스트·이미지·기억

저자소개

주경철 (지은이)    정보 더보기
바다와 해양 문명을 통한 전 지구적 통합의 과정을 밀도 있게 연구해 온 서양사학자이자 역사의 대중화를 이끌어 온 대표적인 역사 스토리텔러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같은 대학원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30여 년간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서울대학교 역사연구소 소장과 중세르네상스연구소 소장, 도시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해양사에 대한 독보적인 저작인 《대항해 시대》, 《바다 인류》를 비롯한 《문명과 바다》, 《모험과 교류의 문명사》, ‘오늘의 유럽을 만든 사람들’을 호출해 엮은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1~3》와 《중세 유럽인 이야기》, 유학 시절부터 학문적 토양이 되어준 프랑스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쓴 《도시여행자를 위한 파리×역사》와 《도시여행자를 위한 노르망디×역사》, 그리고 2026년 2월 은퇴를 앞두고 세계사를 보는 또 하나의 시선으로서 선보인 《주경철 프랑스사》 등은 대표적인 역작이다. 그밖에 《그해, 역사가 바뀌다》, 《문화로 읽는 세계사》,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 《히스토리아》, 《히스토리아 노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마녀》, 《질문하는 역사》, 《일요일의 역사가》 등은 저자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체에 학문적 깊이를 더한 저서들이다. 세계사의 주요 저작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아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1~3》, 《제국의 몰락》, 《유토피아》, 《지중해: 펠리페 2세 시대의 지중해 세계 1》(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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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세상만사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불교에서는 ‘인드라의 그물망’으로 표현한다. 인드라가 이 세상을 창조할 때 모든 만물이 서로 엮인 하나의 그물처럼 만들었는데, 그 그물의 매듭 하나하나마다 진주가 꿰여 있다. 그 진주는 현재 존재하거나 과거에 존재했던 모든 것,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개념들을 나타낸다. 모든 진주는 다른 모든 진주와 연결되어 있고, 또 모든 진주의 표면에 는 다른 모든 진주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 그렇게 세상 만물은 다른 만물을 비추고 있다.
역사와 문학이 공들여 빚어서 제시하는 이야기도 그런 것이 아닐까. 머나먼 과거로부터 오늘 우리에게까지 존재 의 사슬이 이어져 있다. 과거의 어느 작은 사건 하나라도 우리와 무관치 않고, 오늘 우리의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지난 시대 인류의 정신과 통한다. 작은 구슬 하나에 인류의 지나온 삶의 흔적들이 아롱거리며 빛나고 있다. 말하자면 이런 마음으로 열한 개의 구슬을 모아보았다.


거시사는 이 세상의 큰 줄기를 과학적으로 파악하여 전체적인 세계상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이 세상을 설명하는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인간과 사회의 여러 측면들을 연구하고 그렇게 얻은 성과들을 재료로 삼아 하나의 큰 구조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거시사는 세계의 큰 흐름을 짚어주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망원경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이 세상을 다 이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인간의 삶은 통계분석과 거대서사 속에 편입될 정도로 기계적이지 않으며, 이 세상은 법칙으로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불확실하다.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보듯, 세상에는 정신이 이상한 인간들, 폭력적인 인간들, 성질 고약한 인간들이 넘쳐난다.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선량하게 살아갔다면 이 세상은 벌써 지상천국이 되었을 테지만, 인간은 그런 존재가 아니다. 그러니 차라리 생각을 바꿔 우리가 바라보는 역사의 틀을 확 좁혀서 정밀하게 읽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누이의 수틀을 보듯 그렇게 앵글을 좁히고 보면 거기에 또 다른 종류의 미세한 우주가 나타난다. 이제 하나의 작은 사건, 괴팍한 한 인간, 조그마한 어느 마을처럼 복합적이고 다면적이고도 심층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대상이 떠오를 것이다.


1580년대에 유행한 마녀 및 마술에 관한 총서들을 보면 대개 제1권의 자리는 『말레우스 말레피카룸』이 차지하고 있다. 이 책은 마녀에 관해서는 누구든지 준거로 삼아야 하는 고전이 된 것이다. 누구든 마녀재판에 관한 저서를 쓸 때면 이 책을 주요 전거로 내세웠다. 예컨대 피코 델라 미란돌라도 마녀에 관해 논할 때 이 책을 길게 인용하면서, 저자를 아우구스티누스 및 그레고리우스와 동렬의 인물로 거론했다. 16세기 후반이 되면 작가들은 더 이상 마술이 무엇이냐에 대해 고민할 필요 없이 이 책 내용을 전제로 했다. 마녀의 존재에 대한 반대론을 펼치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이 책 내용을 공격했고, 이에 대해 재반론하는 사람도 이 책 내용을 옹호하는 논지를 펼쳤다. 이렇게 이 책은 마녀 문제에 관한 한 가장 영향력 있는 악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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