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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2758938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제국 수도 뇌병원 입원 안내』
『기어 오는 그림자』
『여기는 X탐정국 / 괴인 유귀 박사의 권』
『푸른 수염의 성 살인 사건 영화화 관련 철』
『시간의 극장 · 전후편』
『기담을 파는 가게』
후기―혹은 호사가를 위한 노트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또 샀네.
머리 바로 위로 허름한 전철이 덜컹덜컹 소리를 내며 역시 노후화가 우려되는 고가 선로를 달려가는 역에서 몇 분 거리, 짤막한 상점간 한구석에 위치한 헌책방.
―또 샀네.
머리 바로 위로 허름한 전철이 덜컹덜컹 소리를 내며 역시 노후화가 우려되는 고가 선로를 달려가는 역에서 몇 분 거리, 짤막한 상점가 한구석에 위치한 헌책방. 가게 이름이 입체 글씨로 새겨진 간판 밑을 지나 찌뿌드드한 하늘 아래로 나오자 한숨 섞어 중얼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래되어 흐릿해진 유리문 너머에는 옆판이 휠 만큼 책이 빽빽하게 꽂힌 책장이 죽 늘어서 있다. 책장에서 풍기는 독특한 냄새와 어스레한 빛에 감싸여 어느 책을 살까 요모조모 살펴본다. 마침내 이거다, 하고 집어 든 책을 계산대보다 감정소라고 부르는 편이 어울릴 법한 가게 안쪽으로 가지고 갔다.
그런데 손을 뒤로 돌려 문을 닫은 순간, 꿈에서 깨어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또 저질렀구나. 지폐 몇 장과 바꾼 하도롱지 봉투에 담긴 오늘의 수확물을 보며 중얼거렸다. 분명 방금 전만 해도 소설의 소재로 써먹을 만한 책을 싼값에 사서 땡잡았다고 여겼는데…….
_ 『제국 수도 뇌병원 입원 안내』
시치조 쇼코가 거기 있었다. 사진 속의 그 아름다운 자태에 색채와 움직임 그리고 삼차원적인 육감까지 더해진 모습으로!
말도 안 된다. 소설 『푸른 수염의 성 살인 사건』이 간행된 지 이미 80년 가까이 지났고, 언제 영화화가 기획되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족히 60, 70년은 지났으리라. 그때 열일고여덟 살이었다고 쳐도 벌써 칠순이 넘었을 것이다.
설마 동일 인물일 리 없다. 하지만 남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판박이였다. 귀한 집 따님 같은 느낌의 고풍스러운 의상까지도 사진 속 이미지와 겹쳤다.
‘이, 이거…… 어떻게 된 거지? 저기 저 사람은 도대체 누구야?’
솟구치는 호기심 그리고 정반대의 두려움 비슷한 감정 사이에 꽉 껴서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_ 『푸른 수염의 성 살인 사건 영화화 관련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