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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2883753
· 쪽수 : 460쪽
· 출판일 : 2010-08-17
책 소개
목차
1장 파도와 함께 나타나다 9
2장 헌책방은 갑자기 41
3장 잊었어, 너의 옛 모습 85
4장 서로 속이기 123
5장 어느 도둑의 노래 163
6장 만날 땐 언제나 시체 197
7장 하오의 살인 241
8장 알리바이는 가득히 281
9장 함정에 빠져 329
10장 탐정들의 거리 367
11장 범인이여 안녕 409
역자 후기 456
리뷰
책속에서
아이자와 마코토의 오랜 꿈, 그것은 바다를 향해 ‘나쁜 놈아!’ 하고 외쳐보는 것이었다.
드디어 그 꿈을 이룰 때가 왔다. 마코토는 쾅 하고 차 문을 닫고는 그 소리에 자기가 놀라 슬그머니 주위를 둘러봤다.
……
파도가 밀려오는 물가에 이르렀다. 거품이 이는 파도 속에서 거친 모래가 빛났다. 한순간 구름이 갈라지면서 마치 기적처럼 빛이 바다로 내리꽂히자 수면이 반짝반짝 빛났다. 파도 사이에 하얀 것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좋아.
마코토는 침을 삼키고 수평선이라고 여겨지는 흐릿한 선을 노려봤다.
“나……쁜 놈아.”
스스로 들어봐도 처량한 쉰 목소리였다. 마코토는 헛기침을 하고 인적이 없는 것을 거듭 확인한 다음 재도전했다.
“나쁜 놈아.”
꿈꿨던 것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큰 소리가 목구멍을 넘어 나왔다. 동시에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상쾌한 느낌이 마코토를 감쌌다. 바닷바람을 폐에 한가득 채우고, 마코토는 계속해서 외쳐댔다. 편집장, 아는 사람, 카운슬러, 호텔에 불을 낸 나쁜 놈, 모두 다 싸잡아서.
“죽여버릴 거야. 나쁜 놈아!”
쓰러질 듯 몸을 앞으로 내밀고 파도에 스니커를 적시며 폐 속의 공기를 모두 욕설로 바꾸어 밖으로 내뱉었다. 마코토는 비에 젖은 앞머리를 쓸어 올리면서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웃으면서 그녀는 생각했다. 머리가 새하얗게 될 정도로 소리쳐줄 테야. 하고 싶은 만큼 숨이 가쁠 정도로 소리칠 거야. 본 궤도에 올랐어. 그녀는 숨을 한껏 들이마시고 크게 내질렀다.
“나……”
턱이 빠져라 입을 벌린 채, 마코토는 몸이 굳고 말았다. 아까부터 보였다 사라졌다 하던 커다란 하얀 물체가 흔들흔들 흔들리면서 다가오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다음 순간 그것은 큰 파도에 밀려 마코토의 발밑에 던져졌다.
“……쁜 놈……, 말도 안 돼. 이건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어째서 바다가, 바다인 주제에 앙갚음 같은 걸 하는 거냐고.”
엉덩방아를 찧고 울상을 지으며, 아이자와 마코토는 지금까지는 그저 리허설에 지나지 않았다는 듯이, 이번에야말로 진심으로 온몸과 온 마음을 다해 나쁜 놈아, 하고 부르짖었다.
마코토의 눈앞에 밀려온 것은 틀림없는 사람의 시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