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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비평
· ISBN : 9791198127990
· 쪽수 : 484쪽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서장 죄의식을 억압해온 문화
제1장 의사와 전쟁
제2장 길 아닌 길
제3장 마음이 병드는 장병들
제4장 전범 처리
제5장 탄바이, 죄를 인정하다
제6장 슬퍼하는 마음
제7장 과잉 적응
제8장 복종으로의 도피
제9장 죄의식 없는 악인
제10장 세뇌
제11장 ‘시켜서 한 전쟁’에서 ‘스스로 한 전쟁’으로
제12장 공명심
제13장 탈 세뇌
제14장 양식(良識)
제15장 아버지의 전쟁
제16장 계승되는 감정의 왜곡
제17장 감정을 되찾기 위해
초판 후기
문고판 후기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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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2000년 연말에는 베트남전쟁에서 학살에 관여한 한국 해병대원을 면접하고 진찰할 기회가 있었다.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농부 학살 토론회’ 장소에서는 행사장 밖에서 위장복을 입은 수백 명의 전 해병대원들이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 ‘밖에서 만나면 죽여 버리겠다’라는 말을 외치고 있다고 했다. 2003년에는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의 협력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수십 년 이상 감옥에서 지낸 장기수들(1990년대 말 겨우 가석방된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2004년에는 제주도 4·3사건(1948년 4월부터 1954년 9월까지 수많은 도민이 학살·처형되고, 상당수가 섬에서 탈출해 재일한국인이 되었다)을 조사하러 갔었다.
2015년에는 한국의 인권단체인 5·18기념재단의 초청으로 ‘극한상황의 인간’이란 제목으로 광주에서 강연하고, 2017년 10월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하는 ‘차세대열전 2017!’ 공연제에 한 젊은 연출가가 『전쟁과 죄책』을 기반으로 만든 연극, 「무순 6년」 공연을 계기로 초대받아, 대학로에서 ‘침략전쟁의 반성은 왜 불가능한가’란 제목의 강연을 했다. _「한국어판 서문」
사회 전체가 부국강병을 향해 공격성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기에, 다들 심기가 편치 않았다. 기분이 쉽게 바뀌었고 권위를 내세웠으며, 늘 공격할 대상을 찾느라 자극에 민감했다. 지위, 역할, 신분, 성별 등에 따라 우월감과 열등감을 동시에 지니고, 누구에게 굽히고 누구에게 공격성을 드러낼지 누구에게 관대할지 늘 긴장하고 있었다. 우월감과 열등감, 자기 비하와 위세 부리기의 결합은 가족, 친구, 이웃 간의 관계부터 아시아 각국 사람들과의 국제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_「서장 죄의식을 억압해온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