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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72884231
· 쪽수 : 528쪽
· 출판일 : 2013-03-15
책 소개
목차
1권
한국어판 서문
추천의 말
신들의 분노
1. 마르트 고모의 위풍당당한 등장
2. 내년에는 예루살렘에서
3. 벽과 무덤
4. 의로운 사람들의 밤
5. 태양의 배 한 척과 렌즈콩 열 알
6. 고고학자와 초록빛 옷의 주술사 셰이카
7. 일곱 언덕과 돌 하나
8. 신의 영광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
9. 그분의 형상대로
10. 일곱 얼굴을 가진 인도
11. 마한트지
12. 강에게서 배우다
13. 악마와 경이로움
14. 축복받은 번개
15. 하늘과 땅 사이
2권
16. 조상과 불로장생
17. 일본의 어머니와 딸들
18. 꽃, 여자 그리고 차
19. 활짝 핀 벚꽃의 우수
20. 고통의 종교
21. 어머니 대지와 눈물이 주는 선물
22. 신에게 자신을 내맡기는 이슬람
23. 광적인 사랑
24. 책? 아니면 말?
25. 조상들의 삶
26. 빙의
27. 신들의 기마 여행
28. 집단적 항거
29. 근원으로 돌아가다
30. 여행의 끝, 여행의 시작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고모가 식탁을 둘러보면서 툭 내뱉듯 말했다. “테오, 너를 데리고 세계 일주를 떠나기로 했다.” 세계 일주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만 마르트 고모라면 가능한 얘기였다. “고모,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학교는 어떡하고요.” 테오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너야 이제 고등학생이니까 시간이 많지. 하지만 이 고모는 더 늙으면 아무리 가고 싶어도 못 가잖아. 그리고 너 이미 한 학년 월반한 걸로 알고 있는데, 아니니?” 테오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부모님을 쳐다봤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접시만 내려다보면서 아들과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마치 보이지 않는 지시를 받은 것처럼 이렌과 아티가 조용히 일어나 식탁을 떠났다. “저는 병이 났잖아요, 고모.” 테오는 용기를 내서 말했다. “여행할 수 있는 몸이 아니…….” “바로 그거야! 그래서 데려가려는 거야. 내 방식대로 네 병을 치료하려고.” 마르트 고모가 큰 소리로 말했다.
- 1권 41쪽
“아니, 우리의 경전은 『코란』이오!” “십계명은 어쩌고요?” 랍비와 신부, 셰이크는 다시 논쟁을 벌였다. 테오는 참 골치 아픈 어른들이라고 생각하면서 서서히 저무는 햇살을 받아 금빛으로 빛나는 성벽을 바라봤다. 수백 개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기도 시간을 알리는 무에진들의 외침에 이어 기도 소리가 들렸다. 예루살렘은 유일신을 섬기는 이들, 예언자 무함마드를 믿는 이들, 하느님의 아들 예수를 믿는 이들이 끊임없이 서로 논쟁을 벌이는 정말 복잡한 도시였다. “뭘 그리 생각하니?” 마르트 고모가 테오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물었다. “사람들을 화해시키지 못하는 하느님에 대해서요.” 테오가 조용히 답했다.
-1권 129쪽
테오는 테라스 난간에 팔꿈치를 괸 채 불빛에 반짝이는 예루살렘을 바라봤다. 바위의 돔도, 성묘도, 통곡의 벽도 보이지 않는데 투르크인들이 세운 성벽만이 황금빛에 잠겨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묵직한 두 손이 테오의 어깨를 잡았다. “이 도시를 위해 왜 그렇게들 싸우는지 이제는 이해가 되니?” 약간 쉰 듯한 목소리가 테오의 귀 가까이에서 들려왔다. “우리를 너무 가혹하게 비판하지 마라, 테오. 이곳에는 하느님의 성령이 감돌고 있어. 하느님을 알라라고 하든, 아도나이 엘로힘이라고 하든, 예수라고 하든 말이다.”
-1권 17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