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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88972972143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26-06-12
책 소개
목차
서문
들어가며
1장: 로맨틱 고스팅
2장: 가족 및 우정 고스팅
3장: 사회적 고스팅
(미)결론: 마무리 대신
코다: 기계의 고스팅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1980년대의 어느 날, 삼촌은 우리 가족으로부터 유령이 되었다. 당시 20대였던 아버지의 남동생 고든은 먼저 자신의 새로운 이름이 가브리엘이라고 선언했다. 그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허공 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남겨진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우리는 가브리엘이 감행한 탈출 계획의 윤곽을 겨우 그려볼 수 있었다. 그는 애들레이드에서 런던으로 거처를 옮겨 새로운 정체성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을 것이다. 어쩌면 연극계에서 이름을 날릴 계획과 함께.
설명조차 제대로 남기지 않고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완전히 물러나버리는 것은 강력하고도 충격적인 언명으로, 남겨진 이들에게 고통스럽게 울려퍼진다. 고스팅은 일종의 상징적 자살이다. 실제로 죽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는 자살. 그럼에도 실제와 똑같은 죄책감, 고통 그리고 해소되지 않는 감정을 남길 수 있다. 대체 왜? 누군가가 고스팅했을 때 우리 모두가 뼛속 깊이 느끼는 후렴구다. 우리가 그러한 행위를 정당화하거나 승인하기 위해 무엇을 했단 말인가? 사과하고, 우리의 행실을 고치고, 그에게 배상할 기회가 어째서 주어지지 않는가?
사실상 고스팅은 기존의 전통적인 유령 출몰보다 더 나쁘다. 고전적인 유령은 아무리 일렁이고 비물질적이며 심령체 같은 식일지라도 실제 모습을 드러내고 존재하는 예의를 갖춘다. 대부분의 구시대 유령들의 문제는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가까이 있다는 점이다. 존재 자체가 섬뜩하기는 해도 감지할 수는 있다. 이와 달리 오늘날의 유령들은 그저 사라져버림으로써, 애도에 가까운 더욱 미묘하고 복잡한 형태의 잔상을 야기한다. 실제로 죽지도 않은 누군가를 향한 애도, 사실은 죽지 않은 누군가를 위한 애도인 것이다. 전통적인 유령들은 메스꺼울 정도로 투명하게 일렁거린다. 그러나 21세기 유령들은 빛을 흡수해버리는 불투명함으로 자신을 감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