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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이슬람/중동/이스라엘 > 근현대사
· ISBN : 9788972977209
· 쪽수 : 660쪽
· 출판일 : 2014-07-30
책 소개
목차
1장 두 예루살렘
열병
오늘날의 예루살렘
모든 논쟁의 근원
개인적 기록
2장 폭력의 심연
과거의 시계
표지를 남기는 자들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다
희생제의
3장 성서의 저항
전시 문학
일어나지 않은 전쟁
신의 양가성
예루살렘에서 잉태되고 예루살렘에서 태어나다
텅 빈 성전
아브라함의 살해
묵시종말론의 등장
4장 스스로를 등진 십자가
예수에서 예루살렘까지
로마의 전쟁
새로운 성전
희생양 기제
기독교인들의 폭력
파멸할 세계
5장 이슬람의 바위
하느님 외에 다른 신은 없다
알 쿠드스
위대한 유물
예루살렘의 투사들
1099년
템플기사단
예수를 따랐던 자, 콜럼버스
6장 언덕 위의 도시
종교개혁 전쟁
분리주의자들
평화의 하느님
예루살렘으로의 귀환
성전의 뿌리
예루살렘으로 진군한 자들
7장 메시아 국가
예루살렘과 유랑
인쇄기와 오스만 예루살렘
평화의 십자군
회복주의
아브라함의 제단
하느님의 오른팔
사도전승
8장 예루살렘이 여기에 세워졌나니
마지막 십자군
디아스포라의 끝
세례를 베풀려 기다리고 있노라
그랜드 무프티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나크바
비누
쌍둥이의 트라우마
9장 밀레니엄
성전 무기들
희생제의 요원들
십자군
10장 좋은 종교
성스럽지도 세속적이지도 않은
신의 길이 아닌 인간의 길
역사에서 교훈을 얻다
주
참고문헌
성서대조표
감사의 말
저자 인터뷰
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이 책은 예루살렘이라는 실제 도시와 그 도시가 던져주는 묵시종말론적 환상 간의 치명적 순환고리에 관한 책이다. 다시 말해, 두 예루살렘에 관한 책이다. 땅의 예루살렘과 하늘의 예루살렘, 그리고 현세의 예루살렘과 상상 속 예루살렘. 그러한 이중성은 기독교의 예루살렘과 유대교의 예루살렘, 유럽의 예루살렘과 이슬람의 예루살렘, 이스라엘의 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의 예루살렘, 그리고 언덕 위 도시라는 실제 지리상의 예루살렘과 메시아 국가라는 이상으로서의 예루살렘 간 긴장을 통해 한층 두드러진다. 최근 벌어지는 모든 분쟁의 근원은 과거 속에깊숙이 묻혀 있으며, 이 책에서 그 뿌리를 파헤쳐 보고자 한다. 결국 현실 속 장소로 귀결되는 이 이야기는 바로 사해와 지중해 사이 3분의 1 지점쯤의 능선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순례자들의 과열된 꿈에 얼마나 끝없이 시달려 왔는가에 관한 것이다. 가슴에는 열정을 품고 머릿속으로는 세상의 종말을 그리며 양손에는 무기를 든 그 순례자들은 수 세대에 걸쳐 전설 속 관문들을 두드려 왔다.
지상의 예루살렘이라는 화면 위에 천년왕국에 대한 강렬한 환상을 투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역사가 완성되리라는 신념이 바로 예루살렘 열병이다. 이러한 역사의 결말은 메시아가 이 땅에 오거나 재림하거나 혹은 아마겟돈에서 벌어지는 전쟁에서 천사들이 사탄의 무리(그리스도교인들이 대개 유대인, 무슬림, 그 밖의 ‘이교도’를 지칭하는 표현)를 무찌르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종교적 색채는 털어냈지만, 예루살렘은 신세계 순례자들이나 유럽 코뮌주의자나 공산주의자들이 말하는 사회적 이상향을 통해 천년왕국의 이미지를 투사하는 암시적인 배경으로 머무르게 된다. 결국 20세기와 21세기 동안 계속된 악惡과의 전쟁 중심에 놀랍게도 예루살렘이 있었던 것이다. 냉전 및 테러와의 전쟁 모두의 구심점이었던 바로 그 예루살렘 말이다.
본래 〈요한묵시록〉에 나오는 고대 도시였던 예루살렘은 서구 역사의 자극磁極이 되어, 오늘날의 세계를 조성하는 데 그 어떤 도시보다도 큰 역할을 했다.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 그렇게 초월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도시는 아테네나 로마, 파리도 아니고, 모스크바나 런던도 아니며, 이스탄불이나 다마스쿠스, 카이로도 아니고, 엘도라도나 이민자들이 꿈에 그리는 뉴욕도 아닌, 오직 예루살렘뿐이다. 예루살렘은 그야말로 땅 위에 재현된 천국인 것이다. 그러나 보다시피 그 천국에 지금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