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한국전쟁 이후~현재
· ISBN : 9788972979906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21-05-18
책 소개
목차
서문 윤상원 평전을 쓰면서
프롤로그 최후의 항전
1장 한국사회의 현실에 눈뜨다
2장 1970년대 활동가들과의 교류
3장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다
4장 녹두서점
5장 짧은 은행원 생활
6장 노동 현장으로
7장 들불야학
8장 부문운동의 분화와 폭발적인 성장
9장 꿈틀거리는 노동 현장
10장 유신의 몰락
11장 새로운 군부독재의 풍랑 속에서
12장 1980년, 전열을 가다듬다
13장 불타오르는 5월
14장 작전 명령 ‘화려한 휴가’
15장 국민연합의 전국 동시다발 시위
16장 전라 민중, 무기를 들다
17장 총기 회수와 재무장
18장 우리가 광주를 지키겠다
19장 마지막 밤
20장 5월, 그 후
에필로그 임을 위한 행진곡
윤상원 연보
참고문헌, 도판 저작권
저자소개
책속에서
취직을 축하한다며 김상윤이 양복을 한 벌 맞춰주었다. 그런 그에게 윤상원은 “곧 내려올 겁니다”라고 답례의 말을 전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겠다는 철학적 바탕이라고나 할까, 인간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어렴풋이 깨달았소.”
인생의 지향점을 전환하게 된 건 김상윤을 만나면서부터 시작한 학습 덕분이었다. 외무고시를 대학 생활의 전부로 여겼던 정외과 학생에서 박정희 유신독재 체제를 깨야 한다며 낯설기만 한 사회과학 서적을 탐독하는 전사로 거듭난 것이다. 그 과정에 번민이야 있었지만 김상윤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외교관을 꿈꾸던 정외과 학생이 인간의 진실한 생각은 노동에서 비롯됨을 깨달은 것만으로도 훌륭한 대학 생활을 보낸 셈이었다.
민족의 대명절 추석 연휴인 9월 9일 아침, 박숙녀는 기숙사 베란다에 500여 명의 동료들을 모이게 한 뒤 〈단결의 노래〉를 부르며 임금 인상, 기숙사 외출의 자유 보장, 공휴일 근무제 폐지, 부서 복귀, 노조 결성 등 7개 사항을 요구하는 유인물을 돌리고 이를 구호로 외쳤다. (…) 이는 유신 기간 ‘버스안내양’들의 집단 탈출(1964년 1월 16일 새벽 2시, 서울 영등포구 신대방동에 있는 삼양여객 소속의 버스안내양 74명이 합숙소를 집단으로 탈출했다) 이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 대통령 긴급조치 9호 등이 엄존한 상태에서 공장 노동자들이 처음으로 나선 가두시위였다.
학생들의 머리 위로 피가 솟구치고, 공수들은 쓰러져 실신한 학생들의 다리를 잡아 질질 끌고 전남대 정문 안으로 사라졌다. 흩어졌던 학생들이 서너 번 다시 모였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하더니 “도청 앞으로!”를 외치면서 대열을 이루어 도청으로 가기 시작했다. 윤상원도 대열에 합류하여 가다, 신역 앞에 이르러 급히 공중전화를 찾아 녹두서점으로 전화를 걸어 지금까지의 상황을 김상집에게 알려주었다. 김상집에게는 계속 상황을 알려줄 테니 상황일지를 써놓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