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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3373109
· 쪽수 : 531쪽
· 출판일 : 2010-10-30
책 소개
목차
1 세상의 모든 풍경들이 낯설어 보이는 새벽|2 한 마리 시조새가 되어 달빛 속을 선회하던 여자가 있었다|3 시인이 사물에 대한 간음의 욕구를 느끼지 못하면 시가 발기부전증에 걸린다|4 세상 전체가 나를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5 이태백이 어떻게 죽었는지 아십니까|6 해파리떼|7 내가 보기에는 세상 전체가 미쳐가고 있다|8 강도가 칼 대신 꽃을 들고 닭갈비집에 침입하다 |9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름을 거북하게 하옵시며|10 사라진 것들은 모두 그것들이 간직하고 있던 아름다움의 깊이와 동일한 상처를 가슴에 남긴다|11 메뚜기떼|12 시인은 비가 내리면 제일 먼저 어디부터 젖나요|13 소요약전(逍遙略傳)―하늘이 흐린 날은 하늘이 흐리기 때문에|14 진정한 환쟁이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모델은 먹지 않는다 |15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데 세상이 어디로 가는지 어찌 알 수가 있으랴|16 흑색겨울독나방|17 마음 안에서 사라진 것들은 마음 밖에서도 사라진다|18 예술가의 인생이 연속극 스토리처럼 통속해 지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19 날이 갈수록 백자심경선주병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지다|20 선생님은 등대가 사라져 버린 밤바다를 일엽편주로 떠도는 표류자(漂流者)의 심경을 아시나요|21 고래들의 떼죽음|22 알콜 중독에 걸린 초딩 닭갈비집 금불알을 점거하다|23 아버지 저는 오늘도 불알값을 하지 못했습니다|24 아니 땐 굴뚝에서도 연기가 난다|25 독작(獨酌)|26 달은 있다|27 어른을 함부로 대하는 놈들은 귀싸대기에서 먼지가 풀썩풀썩 나도록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28 닭들의 떼죽음. 퀴즈의 정답. 건의서를 보내다|29 경포에는 몇 개의 달이 뜨는가|30 자살이라는 단어를 거꾸로 읽으면 살자가 된다|31 도대체 저들 중에 누가 내 시들을 읽어줄 것인가|32 내 생애 가장 길고도 지루했던 겨울은 끝났지만|33 짜장면과 보름달|34 평강공주 개방병동에 입실하다|35 우습지 않습니까|36 당신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려도 세상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37 식물들 가시를 만들다|38 한 번도 서울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 동대문에 문지방이 있다고 우길 때 서울 사람들은 동대문에 문지방이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39 길섶에 조팝나무 꽃들이 무더기로 피어 있었다|40 아무리 기다려도 천사가 그대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면 차라리 그대 자신이 천사가 되어 불행한 자들에게 손을 내밀어라|41 사이코드라마―달을 알고 계십니까|42 가슴에 소망을 간직한 자여 하늘에 있는 모든 것들이 그대를 향해 열려 있도다|43 달맞이꽃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44 대한민국에서는 사람을 때린 죄보다 합의를 볼 돈이 없는 죄가 더 크다|45 땅꺼짐 현상|46 아버지는 왜 껍질이 없는 계란을 의암호에 던지셨을까|47 고슴도치섬으로 가서 처음으로 소원을 빌다|48 내가 그것들에게 눈길을 주는 순간 그것들도 내게 눈길을 준다|49 詩人에게|50 타살도 아니고 자살도 아닌 죽음|51 정서가 극도로 고갈되면 육신이 타버리는 현상|52 인체자연발화의 희생자들|53 천하가 학교이며 만물이 스승이다|54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작가약력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달?”
친구가 그제서야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어제는 분명히 보름인데 새벽까지 기다려도 달이 뜨지 않았어. 정말이야.”
“달이라니?”
“하늘에 뜨는 달 말이야.”
“하늘에 뜨는 달?”
“챠쉭이 간밤에 야참으로 건빵을 씹었나. 군바리 쫄다구처럼 내 말에 복창만 연발하고 있네. 그러지 말고 니 영특한 닭대가리로 숙고를 해서 지난밤에 왜 달이 뜨지 않았는지 나름대로의 견해를 한번 피력해 보란 말야.”
“이 쉐이야. 니가 말하는 달이 뭔지 알아야 의견을 피력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냐. 하늘에 뜨는 게 한두 가지냐. 니 말만 듣고는 곤충 종류인지 새 종류인지 비행기 종류인지 풍선 종류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잖아.”
“너 지금 나를 데리고 퀴즈 프로에 출연할 연습하고 있는 거냐.”
― <2장 한 마리 시조새가 되어 달빛 속을 선회하던 여자가 있었다> 중에서
“너는 전혀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는 아이로구나.”
“어른을 공경할 줄은 몰라도 어른을 공격할 줄은 알아염.”
“이 아저씨는 너를 만나고 비로소 대한민국의 장래가 암울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86이나 쳐드셈.”
“반사.”
나는 녀석의 말투에 그만 정나미가 떨어져서 인사도 나누지 않고 재빨리 퇴장해 버리고 말았다. 186이나 쳐드시라니. 녀석이 마지막으로 내게 던진 은어는 지독한 욕지거리였다. 186을 한자로 변환하면 一八六이 되고 그것을 종렬로 합체하면 한글로 좃이 된다. 그러니까 ‘186이나 쳐드셈’을 의역하면 ‘좆이나 먹어라’가 된다. 그러면 내가 받아친 반사란 무엇이냐. 그 욕지거리를 상대편에게 그대로 되돌려준다는 뜻으로 쓰이는 반격어다. 니 놈이나 처먹어라. 나무관세음보살.
― <7장 내가 보기에는 세상 전체가 미쳐가고 있다> 중에서
“매달 보름날에는 무슨 중대한 일이라도 있나요?”
“저는 달빛 중독자거든요. 매달 보름날 달빛으로 목욕재계를 하지 않으면 매사에 의욕을 잃어버리는 금단현상을 앓아요. 그래서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구봉산에 올라가 활공을 해요.”
“활공을 하다니요.”
“보름달이 떠오르면 행글라이딩으로 달빛 속을 유영하는 거지요. 구봉산에 활공장이 있어요. 오늘이 보름이잖아요. 그래서 여기 오기 전에도 달빛으로 목욕재계를 했어요. 이 달맞이꽃도 활공장 주변에서 꺾은 거예요. 직장을 얻은 기념으로 여기다 꽂아둘게요. 하지만 낮이 되면 꽃잎들이 오그라들어서 보기가 별로 좋지 않을 거예요. 아시다시피 달맞이꽃은 밤에만 피거든요.”
그녀는 빈 소주병 하나를 찾아서는 물을 채우고 달맞이꽃을 꽂았다.
― <8장 강도가 칼 대신 꽃을 들고 닭갈비집에 침입하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