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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74283209
· 쪽수 : 382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편견은, 마음의 토양에 교육이라는 비료가 더해져 곱게 뒤섞이지 않는 이상 완전히 뿌리 뽑기가 힘들다. 돌 사이를 비집고 자라는 잡초처럼, 편견은 그 자리에 깊게 뿌리를 박고 튼튼하게 자라는 것이다. 해나 부인은 처음에는 나에게 차갑고 무뚝뚝하게 굴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마음이 조금 누그러진 듯했고 내가 깔끔하고 단정하게 옷을 차려입은 걸 보았을 때는 나를 향해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
"로체스터 님, 제가 살면서 착한 일을 한 적이 있었다면, 제가 살면서 좋은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면, 제가 살면서 진실하고 죄 없는 기도를 올린 적이 있었다면, 제가 살면서 올바른 희망을 품은 적이 있었다면, 저는 바로 지금 그 보상을 받고 있는 거예요. 당신의 아내가 되는 것이 제게는 이 지상에서 가장 행복해지는 길이니까요."
"당신은 희생에서 기쁨을 찾으니까."
"희생이라니요! 제가 뭘 희생했죠? 음식을 얻기 위해 굶주림을 희생하고 만족을 얻기 위해 기대를 희생한 거요? 내가 소중히 여기는 분을 이 두 팔로 안을 수 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입술을 포갤 수 있고, 내가 믿는 사람의 품에서 편히 쉴 수 있게 된 것, 그런 특권을 얻는 것이 희생인가요? 그런 게 희생이라면, 네, 전 정말 희생이 즐거워요."
"이쪽 팔엔 손도 없고 손톱도 없소."
그가 가슴팍에서 불구가 된 한쪽 팔을 빼내어 내게 보여주며 말했다.
"꼭 나무토막 같지. 소름끼치는 모습이야! 그렇지 않소, 제인?"
"당신의 팔이 가엾어요. 당신의 두 눈이 가엾어요. 이마에 난 화상 자국도 가엾어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가엾은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