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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74797034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2-05-31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 고양이와 함께한 사계
첫 번째 이야기: 좋은 삶은 좋은 관계를 만든다
오르기 위해 가라앉다
슬픔은 한결같은 사람에게 흔들림을 가르쳐 준다
높은 바람은 높은 산에 분다
지혜와 사랑이 내게 말해주는 것
가을엔 초목만 물들어가지 않는다
어둠은 말을 재촉하고 빛은 침묵을 요구한다
나를 위한 영혼의 집
냥이의 장미정원
까짓것 정원쯤이야
심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지
숨이 터질 때까지
꽃향기와 함께 온 것
두 번째 이야기: 삶은 언제나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의 아픔을 남긴다
사랑은 소경이지만 멀리서도 보인다
경이로움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시작은 끝을 내포한다
바다 같은 마음에도 이별을 담기엔 벅차다
세상일이 항상 여름일 수만은 없다
부르긴 쉬우나 보내긴 어렵다
살다 보면 돌아가 눕고 싶은 방 한 칸이 생각난다
냥이의 단풍나무학교
단풍나무의 전설
가르친다는 것
첫 수업
세 번째 이야기: 단순한 바라봄만으로도 삶은 깊어진다
내 집은 반쯤 귀먹은 곳에 있으니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베개는 말 없는 예언자
가장 좋은 것은 좋은 것의 적이다
자신의 방식대로 승부를 걸라
어디서든 살아가는 이들에게 축복을
만남도 머무름도 헤어짐도 귀한 인연이다
혁명은 변방에서부터 시작된다
바가바드기타를 읽는 오후
고양이가 울 때
사랑은 사라져도 친절은 남는다
두 해가 한 봄 속에 있다
닫는 글 –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리뷰
책속에서
냥이를 보고 있으면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엄밀히 말해 냥이에 대한 사랑이 시간을 잊게 한다. 시간이 사랑마저도 지나가게 한다는 것은 시간이 사랑을 변하게 한다는 뜻이다. 사랑이 위대한가 시간이 위대한가. 세상은 사랑이 있어야 하고 시간은 공평하게 망각을 준다. 그래서 사랑은 외치지만 시간은 침묵한다. 세상의 그 무엇도 시간 밖의 것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 본질은 저절로 드러난다. 기다리는 것이 어렵지 알지 못하는 것이 두려울 건 없다. 우리는 삶을 지나치게 과장할 필요도 없지만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서도 안 될 일이다.
내가 냥이를 돌보면서 달라졌다고 하는 말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동물을 보면 기쁘기도 하지만 감당해야 할 슬픔도 있다. 그 슬픔이 나를 흔들기도 하면서 배움으로 이끈다. 내가 궁극에 이르려고 하는 피안의 세계가 저 대양이라면 거기에 이르는 많은 길이 있다. 나는 가능하다면 비가 되어 단박에 바다에 똑 떨어지기보다는 더 낮게 지면을 타고 흐르면서 세상 구경도 하고, 사람들이 뭘 하며 살아가는지 귀동냥도 해가면서 바다로 흘러드는 강물의 느슨한 흐름을 따르려 한다.
나는 선명하게 깨어있으려고 한 번씩 밖으로 나가 햇살을 살피고 들어오기를 반복한다. 냥이는 잠에서 잠으로 이어지는 속에서 또 한 세계를 보고 있는지 오후 햇살이 넘어가도록 콧등도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오늘따라 밀키와 쵸코도 웬일인지 방에서 늘어지게 잔다. 각자 자신의 시간을 만끽하는 이 느슨함은 도리어 팽팽한 긴장감을 드리운다. 평화는 긴장의 균형 속에서 찾아진다. 고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