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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74830304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서문
두 번째 서문
1. 여자, 내 생을 담은 한 잔 물이 잠시 흔들렸을 뿐이다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_장석남의 시 〈옛 노트에서〉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거지
_함성호의 시 〈낙화유수〉
•그대라는 대륙
_박정대의 시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
•모든 사랑은 남는 장사다
_이선영의 시 〈사랑하는 두 사람〉
•사랑은 그렇게 왔다…… 갔다
_채호기의 시 〈사랑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_메리 올리버의 시 〈기러기〉
•그와 말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_김광규의 시 〈조개의 깊이〉
•이곳의 혼돈이 좋아요
_김선우의 시 〈뻘에 울다〉
•내 생을 담은 한 잔 물이 잠시 흔들렸을 뿐이다
_정일근의 시 〈그 후〉
•나는 오해될 것이다
_이장욱의 시 〈오해〉
•오래 고통받는 사람은 알 것이다
_이성복의 시 〈오래 고통받는 사람은〉
•살림만 미워했다
_이재무의 시 〈걸레질〉
•꽃보다 집요한 냄새를 피우기까지
_김중식의 시 〈모과〉
•생의 시기마다 필요한 옷이 있다
_신해욱의 시 〈끝나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
•그림을 걸지 않는 미술관처럼
_김이듬의 시 〈겨울휴관〉
•양껏 오래 살고 싶다
_심보선의 시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셀프 구원
2. 엄마, 내가 반 웃고 당신이 반 웃고
•엄마와 수박
_강형철의 시 〈사랑을 위한 각서8 - 파김치〉
•때로 엄마로 산다는 건
_백석의 시 〈바다〉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_최금진의 시 〈아파트가 운다〉
•내가 아프면 당신도 앓으셨던 엄마
_김경주의 시 〈주저흔〉
•밥을 먹고 하늘을 보고
_허수경의 시 〈시〉
•나이 든 남자가 혼자 밥 먹을 때
_황지우의 시 〈거룩한 식사〉
•나의 쓸모없음을 사랑한다
_유하의 시 〈달의 몰락〉
•눈물 속으로 들어가 봐
_김정란의 시 〈눈물의 방〉
•꽃수레가 요란하다
_장석남의 시 〈그리운 시냇가〉
•꽃수레의 명언노트
_김종삼의 시 〈북치는 소년〉
•앵두와 물고기
_이오덕의 시 〈앵두〉
•중학생 아들의 첫 시험
•늦게 피는 꽃도 있다
_나희덕의 시 〈물소리를 듣다〉
•아들에게 읽어 주고픈 글
_루쉰의 산문 〈아이들에게〉
•구닥다리 모성관의 소유자
_김기택의 시 〈태아의 잠 1〉
•다정함의 세계
_김행숙의 시 〈다정함의 세계〉
3. 작가, 사는 일은 가끔 외롭고 자주 괴롭고 문득 그립다
•나쁜 짓이라도 하는 게 낫다
_최승자의 시 〈이제 가야만 한다〉
•꽃 시절은 짧고 삶은 예상보다 오래다
_두보의 한시 〈곡강이수〉
•세상에서 가장 질투하는 것, 당신의 첫
_김혜순의 시 〈첫〉
•거대한 눈알나무 아가씨
_김민정의 시 〈나는야 폴짝〉
•나는 푸른색 거짓말을 곧잘 한다
_허연의 시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_함민복의 시 〈긍정적인 밥〉
•세상에는 무수한 아픔이 있다
_기형도의 시 〈기억할 만한 지나침〉
•나의 가슴은 이유 없이 풍성하다
_김수영의 시 〈그 방을 생각하며〉
•나는 가끔 도시에서 길을 잃는다
_김사인의 시 〈바짝 붙어서다〉
•신앙촌 스타킹
_보들레르의 시 〈시체〉
•사는 일은 가끔 외롭고 자주 괴롭고 문득 그립다
_권혁웅의 시 〈내게는 느티나무가 있다2 〉
•자신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지 말 것
_최영미의 시 〈행복론〉
•제 몸에서 스스로 추수하는 사십 대
_고정희의 시 〈사십대〉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
_윤동주의 시 〈병원〉
•나는 나를 맡기고 산다
_고운기의 시 〈익숙해진다는 것〉
•아름다운 언어에 익사당하고 싶다
_김언의 시 〈문학의 열네 가지 즐거움〉
•결을 맞추는 시간
_문태준의 시집 《가재미》 뒤표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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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시를 읽다 보니 생의 내밀한 부분을 보게 된다. 시적 언어를 통해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잠재적인 것들. 찬찬히 유보 없이 응시한다. 거대한 카오스에 직면한 기분이다. “진실의 사막에 온 것을 환영하네.” 영화 〈매트릭스〉에서 가상세계를 박차고 나온 네오에게 모피어스가 건넨 말인데, 나야말로 모래알 같은 진실에 발이 뜨거워 죽겠다. 그간 나는 너무 쉽게 ‘고통의 자산화’와 ‘운명애’를 말한 건 아닐까. 고통에 대한 분석적 언어는 때로 현실의 구체적 고통을 소거시킨다. 이데올로기 이전의 삶은 이리도 난폭하고 섬뜩하다. _ (거대한 눈알나무 아가씨 - 김민정의 시 〈나는야 폴짝〉)
몇 해 전 남편과의 불화 국면에서 식탁은 종종 눈물의 씨앗이 되었다. “밥 먹는 곳에 책 좀 늘어놓지 말라”는 그의 말이 그렇게 싸늘하고 서러울 수가 없었다. 식탁이면서 식탁이 아니기도 했던 모호함이 나에겐 숨구멍이었지만, 정리벽이 있는 그에겐 매끈히 정리해야 할 간척지였다. ‘식탁의 난’은 남편이 내 생일선물로 책상을 사 주면서 종료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가 다시 묻는다. 이 동그란 식탁을 언제까지 이렇게 두려 하냐고. 한층 협조적이고 다감한 어조이지만 울컥했다. 서러움과 서글픔. 어쩌자고 나무토막에 살붙이 같은 정이 들어버렸는지 이 마음을 나는 설명하지 못했다. 최승자 시인의 말대로 “나의 존재를 알리는 데는 이 울음이라는 기호밖에 없”는가. 이 혼돈과 불편, 비합리와 비효율의 상황을 설득할 수 없었다. _ (이곳의 혼돈이 좋아요 - 김선우의 시 〈뻘에 울다〉)
한때 딸이었던 사람들은 그렇다. 엄마 따라서 눈물의 방에 갇혀 봤기에 안다. 나지막한 신음 소리. 그곳에서 오래 있으면 들린다. 서로서로 얼굴을 비춰 보는 신통력이 생긴다. 아픔을 향해 열린 36.5도 눈물방에서는. _ (눈물 속으로 들어가 봐 - 김정란의 시 〈눈물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