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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5272134
· 쪽수 : 488쪽
· 출판일 : 2015-05-26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이야기| 연길에서 시작된 인연 5
절망 끝의 희망 15
뜨거운 바람 98
편집자의 군말1| 눈 맑은 혁명가의 꿈 178
위대한 사랑 186
슬픈 계절 267
편집자의 군말 2| 막다른 골목 343
깨끗한 꿈 351
최진이의 고백 456
나오는 이야기| 순결한 영혼의 불길 467
유고1| 김정일 동지 474
유고2| 아직 오지 않은 동지에게 481
작가후기 487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삼룡 형을 만나 허무의 문제를 물었다. 형은 대뜸 실소를 하다가 내 표정이 진지한 걸 보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무거운 표정이 되었다. 아무 말 없이 탁자를 내려다보던 형이 이윽고 고개를 들며 말을 꺼냈다.
“진선이가 너무 자아의식이 강한 것이 아닐까. 인생이란 그저 그런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될까?”
내가 묵묵부답이자 삼룡 형은 역사의 변증법을 늘어놓은 뒤 잘라 말했다.
“오늘의 조선 청년에게 허무는 사치야!”
과연 그럴까. 삶의 근원적인 허무는 일본인이나 조선인이나 사람인 한 마찬가지가 아닌가.
난 형에게 허무의식을 사치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당혹과 연민이 뒤섞인 표정으로 물끄러미 바라보던 형은 일어나며 툴툴 털어버리듯 말했다.
“좋아! 그렇다면 그 허무에 당분간 집중해서 매달려봐.”_‘1938년 7월 1일 금요일’의 일기에서
해방전쟁이 시작되던 날 새벽, 평양 집을 떠날 때 서돌이가 한 말이 더더욱 가슴을 울린다. 오래 보지 못할 터이니 엄마 말 잘 듣고 건강하게 지내라고 말하자 서돌이가 눈빛을 반짝이며 또박또박 씩씩하게 말했다.
“아부지 어디 가는지 난 다 안다.”
근심이 가득한 여린을 바라보며 난 웃었다.
“응, 그래? 우리 서돌이 똘똘하구나. 어디 가는데?”
“혁명하러 가시죠?”
다시 여린과 눈길이 마주치며 눈웃음을 지었다.
“우리 아들이 혁명이 뭔지 알까?”
“그럼요. 왜 몰라요.”
서돌이의 해맑은 눈이 다소 진지해졌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두 잘살게 아름다운 집을 짓는 거예요. 맞죠?”_‘1950년 9월 10일’의 일기에서
<로동신문>에 3월 31일 김정일 동지가 발표한 ‘주체사상에 대하여’ 논평기사가 실렸다. ‘주체사상을 김일성주의로 정식화하고 그 체계와 내용과 원리 및 방법을 전면적으로 집대성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로작’은 들머리부터 조선혁명사를 ‘김일성 개인영웅주의’로 왜곡하고 있다.
진실에 근거하지 않은 사상이 어찌 인민들 속에 뿌리내릴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로동신문>과 <로동청년>을 열심히 읽으며 출근하는 거리의 인민들 풍경에서 깊은 죄의식을 다시 느껴야 했다. 객관적으로 난 인민들이 현실을 정확히 볼 수 없도록 눈과 귀를 가린 유일사상의 ‘나팔수’였다._‘1982년 4월 1일’의 일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