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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이탈리아소설
· ISBN : 9788975276149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09-11-23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할아버지는 중요한 말을 할 때면 으레 그렇듯 무표정한 얼굴로 세를 장악하는 게 어떤 것인지를 설명했다. 보스가 된다는 건 지배하고 장악하는 것이다. 상납금 문제도 마찬가지다. 상납금은 지불하는 게 아니라 거둬들이는 것이다!
“봐라, 루. 내가 상납금을 요구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그 짓을 할 거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한테서 상납금을 받는 놈은 결국 나한테까지 상납금을 바치라며 어깨에 힘을 줄 테지. 난 그 꼴을 도저히 봐줄 수가 없어. 차라리 놈들을 일일이 찾아내 숨통을 끊어버리는 게 낫지. 하지만 그게 어디 보통 일이냐? 그러니까 우리 쪽에서 먼저 선방을 날리는 거야. 놈들은 목숨을 부지해서 좋고 우린 손에 피를 묻힐 필요가 없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 아니냐?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어?”
얼마 후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획기적인 사업이 탄생했다. 바로 영화였다. 영화제작은 자본을 많이 요구하는 사업이었다. 당연히 돈줄이 몰렸다. 할아버지는 영화가 돈세탁하기는 데 그만인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다운타운 식당들은 그냥 둬라, 루. 널 건드렸던 멍텅구리들더러 잘 먹고 잘살라고 해. 로스앤젤레스로 가거라. 내 친구들이 만든 무비 스쿨로 말이다, 알겠냐? 공부만 열심히 하면 앞으론 사람을 죽이지 않아도 될 거다, 오케이?”
무비 스쿨은 무슨 얼어 죽을!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네게 놈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장부를 쥐어주면서 돈세탁하는 법을 가르친 것뿐이다.
“빌어먹을 경찰 놈들은 신경 끄셔도 됩니다. 극장에 온 사람들한테 신분증을 요구할 수는 없으니까요. 우리가 받는 돈은 선량한 시민들의 깨끗한 돈입니다.”
“선량한 시민들의 깨끗한 돈.”
몇 년 뒤 어느 날, 레오나르드 트렌트가 네 사무실로 달려 들어와 내뱉은 말이 바로 이것이다.
레오나르드 트렌트. “스타쉽영화사(“쉬오르티노영화사라고 하는 게 더 낫겠는걸.” 할아버지는 놀랄 만큼 조심스레 말했다)에서 일했던 그 미치광이 감독, 펜실베이니아에 사는 노처녀 사촌 덕에, 그리고 경리를 구워 삶아 쉬오르티노 가문이 어떻게 돈을 굴리고 있는지 알아냈던 꼴통!_11~16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