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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76045553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2-11-15
책 소개
목차
1 월요일의 말차 카페 1월/Tokyo - 008
2 편지 쓸게 2월/Tokyo - 028
3 초봄의 제비 3월/Tokyo - 042
4 천창에서 내리는 비 4월/Tokyo - 058
5 별이 된 쏙독새 5월/Kyoto - 074
6 전해지는 마음 6월/Kyoto - 096
7 아저씨와 단사쿠 7월/Kyoto - 112
8 빠진 책 찾기 8월/Kyoto - 122
9 삼각주의 소나무 아래서 9월/Kyoto - 138
10 캥거루가 기다리고 있다 10월/Kyoto - 156
11 환상의 사마귀 11월/Tokyo - 168
12 길일 12월/Tokyo - 180
리뷰
책속에서
나무들 사이로 마블 카페의 차양이 보인다. 빨리 가게에 들어가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퍼뜩 걸음을 멈추었다. 오늘은 월요일. 그러고 보니 마블 카페의 휴일이다. 역시 재수가 없다. 조금 일찍 깨닫기만 했어도 여기까지 걸어오지는 않았을 텐데. 다 와서야 생각나다니. 휴 하고 크게 한숨을 쉬고 되돌아가려고 할 때 카페 문이 열렸다.
“마블 카페 오늘 쉬는 날 아니에요?”
내 물음에 여성은 ‘아아’ 하고 살짝 웃었다.
“쉬는 날인데 하고 있어요. 가보세요.”
손잡이에 손을 대려다 문에 시선이 멈추었다. 마블 카페라고 쓰인 플레이트의 ‘블’ 부분에 흰색 마스킹테이프가 붙어 있고 검은 매직으로 ‘차’라고 써놓은 것이었다. 말차 카페.
새 단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조잡한 플레이트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데 문이 열렸다. 몸집이 작은 아저씨가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들어오세요.”
이마의 큰 점을 보고 마블 카페에서 한 번 본 적이 있음을 떠올렸다. 그 상냥한 점장이 아마 ‘마스터’라고 불렀지. 하지만 카운터에서 스포츠 신문만 읽고 있을 뿐 일한다는 느낌은 없었다. 별명인지도 모른다.
“오늘만 말차 카페입니다. 말차를 싫어하지 않으시면 들어오세요.”
- 「월요일의 말차 카페 1월/Tokyo」 p10
우리는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올해 화이트데이에는 편지를 쓸게. 사랑한다는 말은 역시 쑥스러워서 하지 못하겠지만, 나름대로 마음을 담아 이렇게 쓸 거야.
나는 당신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기쁘게 해주고 싶고, 웃게 해주고 싶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한 사람, 내가 가장 알고 싶은 사람은 당신입니다.
그 편지를 또 잃어버려도 괜찮다. 몇 년 뒤 몇 월 며칠이 든 그때 내 옆에서 당신이 웃어준다면----.
그것은 무엇보다 확실하게 두 사람이 줄곧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해줄 테니까.
- 「편지 쓸게 2월/Tok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