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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비평
· ISBN : 9788976824363
· 쪽수 : 384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_말할 수 있는 것에서 말할 수 없는 것으로
1부_식민지/제국의 말과 사물
1장_추상과 과잉: 중일전쟁기 식민지/제국의 사상 연쇄와 언설정치학
2장_불확실성 시대의 윤리: ‘사실의 세기’와 협력의 윤리적 공간
3장_‘비상시’의 문/법: 식민지 전시 레짐과 문학
4장_‘세태’인가 ‘풍속’인가: ‘전환기’ 문학의 두 가지 원근법
2부_지배의 테크놀로지와 장치
5장_명랑한 과학과 총체적 포섭의 꿈: 전시 체제기 기술적 이성 비판
6장_황민화의 테크놀로지와 그 역설: 식민지/제국의 생명정치와 욕망
7장_문학이라는 장치: 식민지/제국 체제와 일제 말기 문학 장의 성격
3부_트라우마에 대해 말하기
8장_식민지 트라우마의 현재성
9장_폭력의 기억은 어떻게 이야기되는가: 역사의 상처를 말하는 방식에 대하여
10장_폐허의 사상: ‘세계 전쟁’과 식민지 조선, 혹은 ‘부재 의식’에 대하여
11장_멜랑콜리와 타자성: 식민지 말기 문학 연구의 한 반성
참고문헌 / 찾아보기 / 초출 일람
저자소개
책속에서
프롤레타리아가 발화했다는 사실, 피지배 민족이 주권적 태도를 취했다는 사실, 소수자가 대표 없이 자기를 제시하려 했다는 사실 등이 식민주의를 넘어선 세계로의 출구를 자동적으로 열어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로 그 사실들은 지배적인 언술의 질서를 확장하고 완성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저 잠재성들의 발견은 다른 문법의 발견과 병행되어야 한다. 식민지/제국 체제의 언어-법-미디어의 문법에 대한 탐구는 그 문법이 차단하거나 포획하면서 분할해 놓은 세계를 해체하고 새로운 잠재성들을 해방시킬 수 있는 다른 문법을 모색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중일전쟁 발발 후 조선은 일본의 대륙 정책과 관련된 지정학적 배치에 의해 ‘병참 기지’로서 성격 지어졌고, 전시 동원 체제가 강화되어 갔다는 것은 이미 말한 바와 같다. 이러한 식민지/제국 관계의 변화와 식민지 내부에서의 변화는 중일전쟁기에 생성된 새로운 언설 공간에 참여하고 있던 전향 지식인들에게 또 다른 전망을 품게 했다.
복수의 지성과 사실이 있다. 그리고 그 지성들과 사실들은 서로 다른 시간성을 보유한 채 ‘역사적 현재’에서 충돌하고 있다. 특히 날카롭게 충돌하는 것은 19세기적 지성과 20세기적 ‘사실’이다. 19세기적 지성이 개인주의, 자유주의 등으로 대표되는 부르주아 계급의 이념에 응축되어 있다고 할 때, 20세기적 ‘사실’은 그 이념들이 근본에 있어 허구적으로 구성된 것임을 드러내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