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76826091
· 쪽수 : 160쪽
책 소개
목차
1. 권력을 사유하는 이유: 우리는 누구인가?
권력에 대한 80년대 상상력 : 혁명의 좌절과 허무의 심연 ─ 014
2008년 5월 2일 : 촛불봉기와 근대권력의 문턱 ─ 024
2. 실체적 권력에서 기능적 권력으로
노예를 부리는 주인의 이미지를 벗어나라 ─ 038
고전주의 시대 : 조직화된 생사여탈의 절대권력 ─ 049
근대 : 보게 하고 말하게 하는, 하지만 보이지 않고 말하지 않는 파놉티콘 ─054
3. 불모의 권력에서 생산의 권력으로
공개된 신체의 진실과 권력의 화려함 ─ 066
위험인물의 탄생 : 이성/광기를 가로지르는 비정상의 영역 ─ 070
일람표와 시간표 : 규율된 신체를 제조하다 ─ 077
시험 : 미시적 교정과 처벌의 기술 ─ 082
지식인 : 양심의 대변자에서 삶의 전략적 요리가로 ─ 086
4. 사회의 국가화에서 국가의 통치화로
권력의 참모본부는 없다! ─ 094
통치성 : 인구와 통계학과 정치경제학의 만남 ─ 104
사목권력 :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 112
생정치 : 인구에 대한 확률적 관리 ─ 117
5. 주체성의 새로운 형식과 자유의 코뮌적 실천
해방이론을 넘어, 권력과 자유의 대립을 넘어 ─ 128
근대적 자기 테크놀로지 : 너를 포기하라 ─ 136
자기 배려 : 단 한 번도 되어 본 적이 없는 존재 되기 ─ 142
새롭고 자유로운 주체 : 코뮌적으로 실험하라 ─ 153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리고 권력의 억압성이나 부정적인 내용을 사법적 절차에 의해 해소할 수 있다는 논리는 합법성에 의한 비민주적 권력을 낳는다는 점에서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87년 이후 한국 사회는 충분히 민주화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 중요해진 것은 절차적 합법성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절차가 합법적이라 해도 그 법률이 특정한 세력을 위한 것이라면 나머지 국민들에게는 당연히 삶을 위협하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혁명 이후 사회주의 국가에서 진행된 인민재판을 보자. 명쾌한 선악의 구도하에 악(자본주의적이고 반동적인 부르주아계급)에 대한 합법적인 권력의 행사가 인민의 이름으로 정당화된다. 그렇다면 이런 인민재판이 삶을 바꾸는가? 그렇진 않았을 것이다. 누군가를 불법이라고, 악하다고 비난하는 것에 그칠 때 모든 사람은 합법의 영역 속으로 몸을 숨길 뿐 그 어떤 자기 변화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시험은 개개인으로 하여금 규범적 척도에 얼마나 가까운지 그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다. 개개인은 자신의 정보를 다 내놓지만 권력은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있는 것은 시험과 시험 보는 학생, 감시하는 선생뿐이다. 그렇다고 선생이 시험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감시하는 선생 없이 ‘자율적으로’ 보는 시험도 있지 않은가. 내면에 들어선 경찰. 전통적인 권력이 자신을 과시하는 반면 권력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어둠 속에 두었다면, 규율적 권력은 자신의 모습을 미시적인 기능으로 바꾸어 보이지 않게 하면서 오히려 복종하는 사람을 가시성의 원칙 아래 둔다.
자유롭고 절대적이며 항구적인 의지, 즉 품위 있는 욕망의 대상은 명성이나 쾌락 혹은 외부의 표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 따라서 스툴투스는 자기를 욕망하지 않는 자이고 그러므로 본질적으로 욕망하지 않는 자이다. 스툴투스를 자기와의 관계 속에 진입하게 하는 데 바로 스승이라는 타자의 매개와 개입이 필요한 것이다. 당시에 자신을 주체로 구축하는 데 필요한 타자는 사람들을 지배하는 유일한 자, 사람들을 통치하는 자들을 통치하는 유일한 자인 철학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