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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7469860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2-08-29
책 소개
목차
추천사 8
제1장 가려진 평화 13
제2장 질문의 시간 45
제3장 나로부터 비롯될 71
제4장 경계 너머 97
제5장 보통의 교육 133
제6장 부서진 말 169
제7장 새로고침 중 211
에필로그_맑고 좋은 보통의 날 252
보태는 이야기_회복적 정의와 ‘돌멩이를 치우는 마음’ 256
감사의 말_온전한 것을 향하여 264
저자소개
책속에서
영미는 후, 소리 내어 숨을 내뱉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뿐이다.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서 어떤 대책도 이야기하지 않고 그냥 징계로 끝난다는 것이. 어떻게 하면 폭력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할지 논의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그런 문제 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그저 그뿐이다. 세상에 내가 이해 못 할 일이 어디 이것뿐인가. 그보다 더한 일도 얼마든지 있다. 그래, 내 일도 아닌데 적당히 하자. 하지만 강력한 처벌이 대책이라니, 그게 말이 되나? 학교라면 아이들에게 세상의 규칙을 가르치고, 따르지 않으면 다시 가르치고, 그래도 따르지 않으면 대책을 세워야지. 학교라면 응당 그래야지. 어떻게 처벌로 해결하나. 그게 무슨 교육인가.
광길은 사전모임에서 아이들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존중해주려고 애썼다. 진행자를 신뢰해야 아이들은 마음을 연다. 마음을 연다는 것은 자신의 말이 왜곡되지 않고 받아들여질 거라 믿는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그 순간 일어나는 자신의 감정에 마음을 기울이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최대한 질문에 충실하게 답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대화모임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상대가 얼마나 다르게 생각하는지를 찾는 것이다. 우리가 다르다는 사실만이 진실이다.
평화센터는 일상에서 흔히 쓰는 응보적인 태도에도 관심을 가졌다. 하늘이가 마을지원활동을 하면서 가해자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그럼 화가 나는데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긴 어떻게 해? 화가 나더라도 남에게 피해가 안 되게 스스로 풀어야지. 음악을 듣든 일기를 쓰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소리를 지르든. 왜 자신의 화를 남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푸느냐 말이다. 그건 순전히 어른들의 잘못된 교육방법 때문이다. 지도편달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화를 매에 실어 때렸던 선생과 부모들, 잘못하면 맞아야지 같은 신화를 평화센터는 하나씩 해체시켜 나갔다. 누구나 갈등을 대하는 방법을 알게 하고, 관계가 깨어지지 않도록 서로 떠받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맑음, 보통,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