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둘러싼 슬픔

1.

1. 어떤 피해망상
2. 조롱박
3. 풀밭
4. 사과
5. 오래 피어 있는 꽃
6. 다이빙 선수
7.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
8. 허공 속을 헤매다 보니
9. 대숲을 둘러싼 들국화 향기
10. 신녕에서 하룻밤
11. 옛 하숙집
12. 배꽃 병풍
13. 피아노

2.

14. 무인도
15. 응급실
16. 오동꽃
17. 발 냄새
18. 잉꼬
19. 측백나무
20. 겨울 별
21. 크리스마스
22. 붉은 담요에 대한 기억
23. 풍경 사진 한 장
24. 솜 공장
25. 그 병원 앞
26. 지붕
27. 내 마음의 폐가

3.

28. 옛집
29. 땡감
30. 토담
31. 사금
32. 정원을 바라보는 시간
33. 오동나무
34. 새벽
35. 플라타너스
36. 등나무
37. 똥차
38. 아카시아숲
39. 거울을 둘러싼 슬픔
40. 황혼
41. 폭풍
42. 터널 위 무덤
43. 블랙몰리
44. 먼지의 집
45. 메지
46. 유리의 집
47. 겨울 마늘밭
48.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책 뒤에

그 침엽수의 그늘로부터 이제 멀리 떠나왔다. 결코 그 침엽수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 어떤 일이 벌어져도... 그러나, 그 푸름에는 짙게 멍이 들어앉아 있었다. 가지와 가지 사이에 가랑이를 끼우고 앉아...

붕붕, 그때는 몰랐지만 머리카락 사이로 몸 구석구석으로 떨어져 박히는 그 무엇, 절망도 희망도 그 사이에 있었다. 나는 멀리 떠나왔지만, 그곳과의 그리움의 거리는 자꾸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