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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155970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22-07-07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1부
곰국은 먹지 않는다 ● 13
노랑원추리 군락 ● 20
감 ● 27
혼자 남은 날들 ● 31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 36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2 ● 42
간드레 ● 48
거리 좁히기 ● 51
먼저 다가가기 ● 54
막차로 보낸 사람 ● 58
탱자 ● 64
그곳으로부터 ● 69
2부
내성적인 사랑 ● 77
대파 술잔 ● 82
긴고랑길 ● 85
조새 ● 91
낮달 ● 95
자기 몸에 부리를 꽂고 사는 새 ● 98
불난 몸 ● 104
혼술 ● 109
해바라기 ● 111
붉은 달이 뜨기까지 ● 114
내륙등대 ● 121
3부
산목련(山木蓮)이 아주 지기 전에 ● 125
당신과 가보고 싶은 곳 ● 128
내게 죄짓지 않기 ● 130
버들강아지 ● 134
그리마 ● 138
그까짓 거 ● 141
스파크 ● 145
겨울 새벽의 공중전화 ● 157
무의식의 세계 ● 161
겨울에 지일에 갔다 ● 165
CCTV 사각지대 ● 170
4부
풀밭으로 ● 177
소쩍새 ● 181
목이 메는 느낌 ● 184
하루의 길이 ● 190
갈증 ● 194
토란 ● 198
고야 ● 200
살얼음이 낀 술 ● 207
움막 ● 210
코스모스 ● 213
남천 ● 216
저자소개
책속에서
두툼한 시멘트로 만들어진 물탱크 뚜껑을 열고 들어가 빗자루로 바닥과 벽을 싹싹 쓸어 물때를 청소하고 나올 때면 아버지가 손을 잡아 끌어올려 주었다. 컴컴한 그곳에 플래시를 비춰주던 아버지였다. 청소를 마치고는 “아버지, 이제 됐어요.”라고 말했을 때 물탱크 안 울림이 참 듣기 좋았다.
집 앞에 이르러 열쇠를 꺼내 나무 대문을 따고 아이 이름을 불렀다. 아빠다! 아빠 왔다! 순간 집 안에서 우당탕 소리가 들렸다. 아이가 자기 방문을 열어젖히고 거실로 뛰어나와 현관문을 열고는, 붕 떠서, 순식간에 내게 안겼다. 현관문과 마당 사이에 평편한 돌이 깔려있고 돌층계가 있었다. 아이는 붕 떠서 족히 3m는 되는 거리와 높이를 무시하고 내게 날아와 안긴 것이다. 아이는 놀란 나를 진정시키듯 춤을 추기 시작했다. 업히고 목마를 타고도 한참 동안을 멈추지 않았다.
차창을 활짝 열고 외곽순환도로를 달렸다. 최대 음량으로 「먼지가 되어」를 틀어놓았다. 당신과 같이 듣고 싶은 노래였다. 그래서 차창을 올리고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처음부터 시작된 노래를 당신과 같이 들었다. 당신을 만나 불러보고 싶은 노래였다. 나는 아직 그 노래를 불러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