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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7155925
· 쪽수 : 116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1부
잠긴 방문 11
사다리 12
목이 떨어진 석불들 13
화려한 유적 14
금장 가는 길 15
고목 속의 풍경 16
저녁의 공원 18
오락실 20
수영약국 22
옥상의 의자 24
난로 위의 주전자 26
암흑 속을, 불빛을 깜박거리며 28
진흙탕 속의 말뚝을 위하여 30
버들강아지 가지 하나가 32
유리컵 속으로 가라앉는 양파 34
처절한 연못 36
과수원길 3 38
2부
집 43
집 없는 길 44
봄밤 46
깊은 곳 48
둥근달 50
거꾸로 도는 환풍기 날개 52
밤나무 53
고사목 54
사진 속에 갇혀있는 연기 55
향연사(香蓮寺) 56
저수지 2 58
버려진 길 60
해청을 지나는 버스 62
한낮의 공원을 위하여 64
기울어진 전봇대 66
고장 난 수도꼭지에서 68
콘크리트에 찍힌 발자국 69
목련나무 아래 소파 70
금강휴게소 72
나를 위해 울어주는 버드나무 74
잠만 자는 방 76
3부
겨울에 지일에 갔다 1 79
겨울에 지일에 갔다 2 80
겨울에 지일에 갔다 6 82
겨울에 지일에 갔다 7 84
겨울에 지일에 갔다 9 86
겨울에 지일에 갔다 10 88
겨울에 지일에 갔다 8 90
구절리에서 91
벽 속의 관 92
깨어진 화분 94
화살 96
연못에 박힌 전봇대 98
벚꽃나무들의 거리 100
긴 점포의 한낮 102
녹슨 창살 사이로 104
양철지붕에 떨어지는 비 106
에필로그 | 그곳으로부터 109
저자소개
책속에서
잠긴 방문 앞에서 서성이는 사람이 있네
그는 방금 방문을 잠그고 나온 사람이네
열쇠를 안에 두고 방문을 잠근 사람이네
아무도 없는 방문 안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방문 안의 세계를 향하여, 그는 걸어가야 하네
어딘지 모르는 열쇠가게를 향하여 걸어가야 하네
―「잠긴 방문」전문
무당벌레 한 마리 바닥에 뒤집혀있다
무당벌레는 지금, 견딜 수 없다
등 뒤에 화려한 무늬를 지고 왔는데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화려한 무늬에 쌓인 짐은
줄곧 날개가 되어주었다
이제 짐을 부려놓은 무당벌레의
느리고 조그만 발들
짐 속에 갇혀 발버둥치고 있다
―「화려한 유적」전문
얼음이 풀리고 강가에 나갔네
십 년 동안, 아니 그보다 더 오랫동안
편지를 쓰지 못했네
목화씨를 닮은 버들강아지들
다닥다닥 피어있는 강가에서
이제 막 얼음이 풀려나간 강가에서
버들강아지 가지 하나가
강물 속에 펜끝을 대고,
글씨를 쓰고 있네
그 많은 목화씨들이,
그 가지 끝을 따라 흔들리고 있네
얼음이 풀린 환한 대낮에
얼음 속에서 꼼짝 못한
버들강아지 가지 하나가
얼음 속이던 그곳에서
긴 편지를 써가고 있네
―「버들강아지 가지 하나가」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