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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기타 명사에세이
· ISBN : 9788984318090
· 쪽수 : 328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안녕, 그리운 사람들에게
마술 라디오 1 어부와 사랑
마술 라디오 2 빠삐용의 아버지
마술 라디오 3 주먹맨
마술 라디오 4 두 갈래 길
마술 라디오 5 신은 나에게 그녀 대신 혓바닥을 주셨다
마술 라디오 6 사라진 라디오
마술 라디오 7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마술 라디오 8 소원을 70퍼센트 이룬 노인
마술 라디오 9 잘 듣는 할머니
마술 라디오 10 마지막 잎새 인간
마술 라디오 11 지상의 선물
마술 라디오 12 간월도의 달
마술 라디오 13 제일 부러운 사람
마술 라디오 14 야채 장수의 이중생활
에필로그 행복의 마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가 이 대화를 소개하는 이유는 ‘듣고 묻는 자’, 이게 라디오 피디이기 때문이야. 라디오 피디의 최고의 권력 행사는, 바로 물어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음이야. 그렇게 묻고 들으면서 끝없이 살 방법을 찾아 헤매는 사람, 수많은 삶의 형태를 전하는 사람, 이게 라디오 피디라고 나는 생각해. 이렇게 묻고 듣고 다니면서 알게 된 것이 있어. 인간은 어떤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니란 거야. 확신에 가득 찬 사람이 아니라 의심하고 동요하면서도 찾고 추구하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만이 생생하게 살아 있었어. 인간은 어떤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사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야. ‘인간은 대답을 추구하는 질문’이란 말이 있어. 대답이 아니라 질문이 살게 하고 움직이게 하고 이것이 삶의 형태를 만들어. 누군가는 말했어. 인생은 자신의 ‘질문’을 찾는 과정이라고. 자신이 풀어야 할 질문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어.
사실 내 가슴속에는 라디오 한 대가 있을 수도 있어. 그것은 내가 들은 이야기들로 이뤄진 라디오일 거야. 내 가슴속이 아니라면 어디에도 존재한 적 없는 라디오일 거야.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쩐지 사람들 가슴속에도 라디오가 한 대씩 들어 있는 것 같단 말이지. 그 라디오는 자신들이 살면서 들은 이야기들, 그런데 잊히지 않는 이야기들, 잘했건 아쉽건 자랑스럽든 후회되든 잊히지 않고 반복적으로 혹은 기습적으로 생각나는 이야기들로 이뤄져 있겠지. 그 이야기들에는 애틋함이나 후회스러움, 자긍심, 그리움, 소망이 섞여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도 복잡한 느낌을 줄 거야.
어부는 그리움의 명령을 따르고 있었던 거야. 나는 어부가 옳다고 생각해. 우리를 사랑했던 것들은 우리를 잊지 않아. 우리를 만든 사람은 우리를 결코 잊지 않아. 인간은 자신이 만든 것을 사랑하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