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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삶의 발명](/img_thumb2/9791193044124.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3044124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4-03-1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앎의 발명
사랑의 발명
목소리의 발명
관계의 발명
경이로움의 발명
이야기의 발명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 이야기 참 좋다.”
이 말의 힘을 나는 백 퍼센트 믿는다. 이야기가 좋으면 나도 모르게 감탄하면서 마음이 환해진다. 감탄할 때 현실이 달리 보였고,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삶이란 게 분명 존재한다고 느껴졌고, 사는 것이 더 재미있어지고 더 좋아지고 내가 뭘 해야 할지도 알 것 같았다. 그때는 세상은 따라 해야 할 일투성이로 보였고 세상 또한 사랑할 만한 것으로 보였다. 감탄 속에 있을 때 나는 잘 살고 있다. 그렇지 않을 때는 왜 사는지 잘 모르겠다. 어디에 마음을 둬야 할지 잘 모르겠다.
어떤 앎은 길을 잃게 만든다. 덫이 되고 수렁에 빠지게 한다. 우리에게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약해지게 만든다. 사실 내 친구처럼 뭔가를 그냥 아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면서 알게 되는 것은 한 인간이 삶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자 힘이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 삶은 방향을 바꾸게 된다. 가만히 있는 것보단 사랑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가만히 있는 것보단 사랑할 것을 찾아 길을 떠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길을 떠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길을 만들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이학래가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 평생 포기하지 않고 싸웠다는 것은 설명하기 어렵고 복잡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위안과 힘이 된다. 살아남은 전범들은 교수대에 올라가는 동료들에게 그저 “잘 가”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던 것을 괴로워했고, 죽음을 뼛속 깊이 두려워해봤고, 살아서 삶 속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원했고, 자신들이 한 일을 부끄러워했고, 감옥에서 무엇이 우리를 죽게 하나 물었듯이 살아 나와서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나를 물었다. 그리고 무엇이 부조리인지 알게 된 뒤에는 그것에 맞서 지속적으로 싸웠다. 듣는 사람이 거의 없어도 그렇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