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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84370845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07-11-05
책 소개
목차
서문을 대신하여
가시고기 사랑수첩 #01. 아주 특별한 친구
가시고기 사랑수첩 #02. 쌍칼의 깨달음
가시고기 사랑수첩 #03. 귀 밝은 남편, 눈 밝은 아내
가시고기 사랑수첩 #04. 보여줄 수 있는 사랑
가시고기 사랑수첩 #05. 어떤 프러포즈
가시고기 사랑수첩 #06. 조 프레이저와 김득구
가시고기 사랑수첩 #07. 소설 <가시고기>의 결말
가시고기 사랑수첩 #08. 랍비와 보석
가시고기 사랑수첩 #09. 어느 가출 소녀의 고백
가시고기 사랑수첩 #10. 원숭이와 바나나
가시고기 사랑수첩 #11. 걸인을 위한 연주
가시고기 사랑수첩 #12. 장국영의 선택
가시고기 사랑수첩 #13. 히틀러가 가진 조건
가시고기 사랑수첩 #14. 세상을 보는 눈
가시고기 사랑수첩 #15. 열정과 사랑의 차이
가시고기 사랑수첩 #16. 눈높이 사랑
가시고기 사랑수첩 #17. 내 사랑이 아닐지라도
가시고기 사랑수첩 #18. 구두 한 켤레
가시고기 사랑수첩 #19. 지금 사랑하지 못한다면
가시고기 사랑수첩 #20. 어느 패륜아의 진술
가시고기 사랑수첩 #21. 부상병의 고뇌
가시고기 사랑수첩 #22. 등대지기
가시고기 사랑수첩 #23. 용서에 대하여
가시고기 사랑수첩 #24. 사랑의 선입견
가시고기 사랑수첩 #25. 펭귄이 추위를 이기는 법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해성이는 세상에 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해성이가 앓고 있는 병은 난치병이 아니라 불치의 병입니다. 현대의학으로선 전혀 치료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하지만 해성이 얼굴은 마치 천사처럼 환합니다. 제가 방문할 때마다 언제나 밝은 미소로 맞아줍니다.
"개구리아저씨, 안녕하셨어요?"
제 아들은 때로 이해하기 힘든 모양입니다. 어른에게 별명을 부르는 해성이를, 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받아주는 아빠를 말입니다. 그때마다 아들에게 말합니다.
"해성이와 아빠의 관계는 아주 특별하단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아주 특별한 사이입니다. 절친한 벗의 아들이라는 점 외에 또 다른 사연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조창인의 대표작이 되어버린 <가시고기>.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바로 해성이 때문입니다. - '아주 특별한 친구' 중에서
아빠가 출장을 다녀오실 때마다 아빠의 구두는 검정색인지 황토색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아빠는 어딘지는 알 수 없으나 매일 걸어 다니심이 분명했습니다. 그나마 그 구두도 그리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본래 낡은 구두는 마침내 굽도 반질반질 다 닳고, 구두코도 너덜너덜 벌어졌습니다. 몇 차례 수선했지만 더 이상 수선조차 불가능해졌을 때, 아빠는 가장 값싼 운동화를 사 신으셨습니다. 우리 남매를 키우시느라 구두를 살 형편이 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 운동화 역시 한번 출장을 다녀오시자 금방 낡은 신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빠의 그 신발을 볼 때마다 나는 가슴이 아파 견딜 수 없었습니다.
다가오는 아빠의 생신 때, 반드시 구두를 선불해 드리리라 다짐했습니다. 용돈을 받아 따로 모을 형편이 아니었으므로 학교 오갈 때 버스를 타는 대신 걸어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몇 주 지나지 않아 금세 이천 원이 모였습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한없이 기뻤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난 어느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소복이 쌓인 은행잎을 밟으며 중앙청 앞길을 걸어 집으로 가던 중, 저 앞에 웬 키 작은 남학생 한 명이 힘없이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바로 중학교 일학년인 남동생이었습니다. 나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동생의 팔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왜 자꾸 누나 말 안 듣니? 넌 아직 어려. 걸어 다니면 피곤해서 성적 떨어지니까 반드시 버스타고 다니라고 했잖니."
동생이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럼 난 아빠 구두 값을 어떻게 모으란 말이야?" - '구두 한 켤레' 중에서